콘텐츠 차별화·시스템 쇄신…비엔날레 환골탈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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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차별화·시스템 쇄신…비엔날레 환골탈태 절실
광주비엔날레 위상 재정립 시급하다 <하> 조직 전문성·역량 강화
정책 방향성 제시 수장 전문성 중요
세계 미술인들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
작품성 위주 선정·전시인원 확대를
2024년 11월 26일(화) 21:45
광주비엔날레가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차별화, 시스템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광주일보 자료>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는 한 세대라는 시간이 말해주듯 그동안 지역 대표 문화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제1회 대회 당시에는 160만 여명이 다녀갈 만큼 국내 안팎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이후 베니스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등에 이은 세계적인 미술축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위상이 높았다.

그러나 점차 세계 미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명성이 퇴색하면서 위상 재정립은 물론 차별화된 콘텐츠 구현, 역량 강화, 리더십 및 시스템 쇄신 등이 필요하다는 문화계 안팎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30년이라는 기간에 부합할 만큼 조직의 전문성, 역량이 강화되고 업그레이드됐는지 성찰과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엔날레의 퇴색이 비단 광주비엔날레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적인 추세인 것은 맞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외국 유명한 미술관에서 퀄리티 높은 전시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맞물려 광주비엔날레가 안고 있는 조직의 불안정성, 인재 양성의 부재, 홍보 마케팅의 부실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미술 흐름, 방향성을 잘 잡기 위해선 재단을 이끄는 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광주비엔날레가 시골축제가 되느냐 세계적인 국제미술제가 되느냐는 대표의 혜안과 맞물려 있다.

미술계 인사 A씨는 “비엔날레는 감독 장사라는 말이 있다. 감독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제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큰 틀과 방향성을 잡는 역할은 재단 대표의 몫이기도 하다”며 “수장의 전문성이 미흡하다면 자칫 감독의 뜻에 따라 방향성 없이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미술계 인사 B 씨도 ‘수준’의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미술에 정통하고 세계 미술인들과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된 인사가 대표에 선임되어야 한다”며 “세계적인 전시 트렌드를 읽고 기획력을 갖춘 대표라야 감독에게 모든 것을 일임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감독은 작가들 실력을 냉정히 보고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초창기 작품성 위주로 선정했던 당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비엔날레 명성이 점차 퇴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직 안정화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지만 얼마만큼 조직이 안정되고 역량이 강화됐는지 미술계 안팎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6일 현재 비엔날레 지원부서(경영지원실) 인원은 18명인데 비해 국제적인 미술축제를 치르는 전시 부서 인원(전시팀)은 부장 포함 고작 6명이다. 이마저도 전시팀장은 공석중으로, 비엔날레 개막 초기에도 비어 있었다. 지원팀이 전시팀에 비해 3배나 많은 인력 구조는 국제적인 미술 전시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미술계 인사 C씨는 “‘광주 전체가 미술관이며 미술을 즐긴다’는 모토를 내걸었지만 전시 퀄리티가 높지 않은 것은 전시 인력 부족 인력도 한 원인”이라며 “계속 전시팀장을 공석으로 둘게 아니라 비엔날레를 경험하고 노하우를 습득해온 내부 직원을 승진시키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필요한 인원이 빠져나가다 보니 현재 김요성 사무처장은 마케팅교육부장을, 임근종 경영지원실장은 디자인팀 전시2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예산과 정책 등을 담당하는 지원부서가 실질적인 전시를 실행하는 실무부서를 겸직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부장도 공석중으로 현재 재공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홍보를 담당했던 직원도 얼마 전 그만 둔 상태다. 현재 마케팅홍보팀에서 해외업무와 관련한 직원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다.

미술계 인사 D 씨는 “공모, 재공모 절차를 반복하다 행사가 끝나버리기 일쑤인데 그보다 근본적인 인재 수혈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미래를 새롭게 꾸려나갈 수 있는 젊은 작가들의 참여 방안도 함께 강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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