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비스듬히 기대다’
장용림 작가 24일까지 드영미술관서 전시
전통채색화 기법으로 구현한 31점 작품
전통채색화 기법으로 구현한 31점 작품
![]() ‘홍매, 비스듬히 기대다’ |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기댈 때가 있다. 더러는 누군가가 내게 기댈 때도 있다. 삶이 힘겨울 때 우리는 서로에게 어깨를 빌려주기도 한다.
‘꽃, 비스듬히 기대다’를 주제로 전시 중인 장용림 작가의 작품은 ‘비스듬히’라는 부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을 기울게 하는 것을 ‘비스듬히’라고 한다. 나보다는 타자에 방점을 두거나 이편의 약함을 드러내는 행위의 방식에서 ‘비스듬히’는 필수불가결하다. ‘비스듬히’ 자세를 취할 때 비로서 스스로를 낮추게 된다. 낮추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탐심이나 탐욕도 사라지게 된다.
드영미술관(관장 김도영) 1, 2전시실(오는 24일까지)에서 진행 중인 장 작가의 전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진정한 낮춤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낮춤의 전제는 무엇으로부터 연유하는 것인지 깊이 숙고하게 한다. 특히 ‘비스듬히’라는 어휘가 주는 무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11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전통채색화 기법으로 구현한 31점의 평면(회화) 작품들로 구성됐다. 20년 기간 모두 11 번째 전시를 열어오는 동안 작가는 수많은 매화를 봐왔다.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서 매화는 감성과 창작의 열정을 지피는 기제이기도 했다.
장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해오는 순간 속에서 비스듬히 기대는 것들이 많았다. 아니 기대며 살아왔다고 믿었다. 그림의 소재가 되었던 꽃들과 숨과 바람들... 그 모든 순간들이 그러했다”며 “그런데 어쩌면 나 또한 그림 속 소재들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마음 한 켠을 비워주며 받쳐주었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밝혔다.
‘홍매, 비스듬히 기대다’와 ‘청매, 비스듬히 기대다’ 두 작품은 ‘비스듬히’라는 공통의 부사가 지닌 의미를 매개로 풀어냈다. 홍매의 빛은 내면의 에너지를 밖으로 발현하지만, 청매의 빛은 외부의 기운을 안으로 수렴케 한다. 또한 홍매는 화사하면서도 아슴한 꽃빛처럼 허공으로 날리는 향인데 반해, 청매는 맑으면서도 수수한 빛을 머금는 향의 기운이다.
김도영 관장은 “지난 2004년 첫 번째 전시를 시작으로 올해 20년을 맞은 장 작가는 그동안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빛을 주요 소재로 창작활동을 해왔다”며 “이번에는 ‘비스듬히’라는 말의 의미와 함께 수수하면서도 고운 빛깔의 작품이 선사하는 위안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꽃, 비스듬히 기대다’를 주제로 전시 중인 장용림 작가의 작품은 ‘비스듬히’라는 부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을 기울게 하는 것을 ‘비스듬히’라고 한다. 나보다는 타자에 방점을 두거나 이편의 약함을 드러내는 행위의 방식에서 ‘비스듬히’는 필수불가결하다. ‘비스듬히’ 자세를 취할 때 비로서 스스로를 낮추게 된다. 낮추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탐심이나 탐욕도 사라지게 된다.
![]() ‘청매, 비스듬히 기대다’ |
장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해오는 순간 속에서 비스듬히 기대는 것들이 많았다. 아니 기대며 살아왔다고 믿었다. 그림의 소재가 되었던 꽃들과 숨과 바람들... 그 모든 순간들이 그러했다”며 “그런데 어쩌면 나 또한 그림 속 소재들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마음 한 켠을 비워주며 받쳐주었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밝혔다.
‘홍매, 비스듬히 기대다’와 ‘청매, 비스듬히 기대다’ 두 작품은 ‘비스듬히’라는 공통의 부사가 지닌 의미를 매개로 풀어냈다. 홍매의 빛은 내면의 에너지를 밖으로 발현하지만, 청매의 빛은 외부의 기운을 안으로 수렴케 한다. 또한 홍매는 화사하면서도 아슴한 꽃빛처럼 허공으로 날리는 향인데 반해, 청매는 맑으면서도 수수한 빛을 머금는 향의 기운이다.
김도영 관장은 “지난 2004년 첫 번째 전시를 시작으로 올해 20년을 맞은 장 작가는 그동안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빛을 주요 소재로 창작활동을 해왔다”며 “이번에는 ‘비스듬히’라는 말의 의미와 함께 수수하면서도 고운 빛깔의 작품이 선사하는 위안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