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지휘자 잠피에리와 광주 예술인들의 협연 ‘감동’
리뷰 - 앙상블칸타빌레 ‘세계적 거장과 함께하는 음악회’
팬플루티스트 안드레아 키라와 협연 ‘클라이맥스’
전남대 음악학과 졸업 첼리스트 김황균도 무대에
팬플루티스트 안드레아 키라와 협연 ‘클라이맥스’
전남대 음악학과 졸업 첼리스트 김황균도 무대에
![]() 지휘자 잔 루이지 잠피에리 |
마에스트로 잔 루이지 잠피에리와 정원을 거닐며 한동안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삶과 예술에 대해 자기 소신이 강한 이와의 대화는 사유할 거리를 남긴다. 공연 시간이 임박하자 그는 자리를 떴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의 예술세계에 대한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막이 오르자 잠피에리는 격정적인 지휘 동작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마에스트로 발레리 게르기예프나 피에르 불레즈 등을 연상시키는 맨손 지휘는 인상적이었다.
루마니아에서 날아온 외인(外人) 지휘자에게 이날 광주 공연은 어떤 의미였을까.
앙상블칸타빌레(대표 김은민)가 지난 22일 저녁 광주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특별기획 ‘세계적 거장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선보였다. 국제 무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지휘자, 팬플루티스트 등이 광주 지역예술인들과 협업하는 무대였다.
이날 공연장은 세계적인 지휘자로 알려진 프랑코 페라라를 사사하고 런던 심포니, BBC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등을 역임한 잔 루이지 잠피에리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페라 심포니카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온 잠피에리는 러시아 모스크바 라디오 심포니, 이탈리아 산카를로 극장 오페라 지휘자, 베로나 필하모닉, 멕시코시티대학 심포니 등을 역임했다. 현재 로마 세실리아 음악학교·페루자 국립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세기 이탈리안 심포니 레스피기 복원 사업회의 수장으로 있다.
“8년 전 이탈리아와 루마니아를 오가면서 광주를 알게 됐어요. 광주시향 등 다양한 지역 예술단체와 협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네요. ‘앙상블 칸타빌레’는 작년과 올해 이탈리아 피렌체 국제아트엑스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처음 알게 됐습니다. 예술의 도시 ‘광주’에서 이들과 함께 해 영광입니다”
공연 전 나누었던 인터뷰에서 잠피에르는 이번 콜라보 무대가 어떻게 성사됐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광주 음악가들이 많기에, 광주는 향후 국제 음단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고 덧붙였다.
잠피에리는 이날 공연의 클라이맥스로 ‘악마적(Diabolic)’ 난이도를 자랑하는 팬플루티스트 안드레아 키라와의 협연곡들을 꼽았다. 키라는 ‘클래식 레퍼토리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팬플루티스트 중 한명’으로 평가를 받는 연주자다.
두 사람의 앙상블은 아르방 베니스의 ‘축제 변주곡’과 디니쿠의 ‘호라 스타카토’ 등 화려한 선율로 피어났다. 키라는 모든 반음계를 능숙하게 소화했으며 폭넓은 음역대를 구사했다. 이와 조응하는 잠피에리의 지휘법도 인상적인데 무릎을 굽히거나 어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온몸으로 오케스트라와 ‘공명’했다.
팬플룻 끝을 누르며 비브라토를 만드는 테크닉도 이목을 끌었다. 이날 입고 있던 드레스 색상과 팬플룻 특유의 음색 때문인지, 붉은 종달새 한 마리가 공연장에 현현한 듯했다.
한편 ‘레스피기 고풍적 무곡과 아리아 제3모음곡’도 울려 퍼졌다. 잠피에리가 ‘20세기 이탈리안 심포니 레퍼토리 레스피기 복원 사업회(이하 복원사업회)’를 이끌고 있어 ‘고풍적 무곡’을 지휘하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잠피에리는 “아름다운 선율, 능란한 풍경 묘사에 탁월한 레스피기는 ‘녹턴’, ‘로마의 소나무’ 등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복원사업회 활동을 통해 현대화된 템포와 스타일에 맞춰 오래된 곡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레스피기의 유작인 가극 ‘루크레치아’가 미망인에 의해 완성돼 초연했던 것처럼, 기존 작품의 현대화 작업이 향후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이 밖에 전남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첼리스트 김황균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 소품 중 4번-녹턴’을 협연했다. 끝으로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Op.48’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앙상블칸타빌레 김은민 대표는 “잠피에리와는 이탈리아에서도 협연했지만 이번에 광주에서 호흡을 맞춰 보니 더 특별한 무대로 기억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에게 국제 무대에서 알려진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막이 오르자 잠피에리는 격정적인 지휘 동작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마에스트로 발레리 게르기예프나 피에르 불레즈 등을 연상시키는 맨손 지휘는 인상적이었다.
앙상블칸타빌레(대표 김은민)가 지난 22일 저녁 광주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특별기획 ‘세계적 거장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선보였다. 국제 무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지휘자, 팬플루티스트 등이 광주 지역예술인들과 협업하는 무대였다.
이날 공연장은 세계적인 지휘자로 알려진 프랑코 페라라를 사사하고 런던 심포니, BBC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등을 역임한 잔 루이지 잠피에리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8년 전 이탈리아와 루마니아를 오가면서 광주를 알게 됐어요. 광주시향 등 다양한 지역 예술단체와 협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네요. ‘앙상블 칸타빌레’는 작년과 올해 이탈리아 피렌체 국제아트엑스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처음 알게 됐습니다. 예술의 도시 ‘광주’에서 이들과 함께 해 영광입니다”
공연 전 나누었던 인터뷰에서 잠피에르는 이번 콜라보 무대가 어떻게 성사됐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광주 음악가들이 많기에, 광주는 향후 국제 음단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고 덧붙였다.
잠피에리는 이날 공연의 클라이맥스로 ‘악마적(Diabolic)’ 난이도를 자랑하는 팬플루티스트 안드레아 키라와의 협연곡들을 꼽았다. 키라는 ‘클래식 레퍼토리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팬플루티스트 중 한명’으로 평가를 받는 연주자다.
![]() 22일 광주북구문화센터에서 팬플루티스트 안드레아 키라(왼쪽)와 세계적인 지휘자 잔 루이지 잠피에리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팬플룻 끝을 누르며 비브라토를 만드는 테크닉도 이목을 끌었다. 이날 입고 있던 드레스 색상과 팬플룻 특유의 음색 때문인지, 붉은 종달새 한 마리가 공연장에 현현한 듯했다.
한편 ‘레스피기 고풍적 무곡과 아리아 제3모음곡’도 울려 퍼졌다. 잠피에리가 ‘20세기 이탈리안 심포니 레퍼토리 레스피기 복원 사업회(이하 복원사업회)’를 이끌고 있어 ‘고풍적 무곡’을 지휘하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잠피에리는 “아름다운 선율, 능란한 풍경 묘사에 탁월한 레스피기는 ‘녹턴’, ‘로마의 소나무’ 등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복원사업회 활동을 통해 현대화된 템포와 스타일에 맞춰 오래된 곡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레스피기의 유작인 가극 ‘루크레치아’가 미망인에 의해 완성돼 초연했던 것처럼, 기존 작품의 현대화 작업이 향후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이 밖에 전남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첼리스트 김황균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 소품 중 4번-녹턴’을 협연했다. 끝으로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Op.48’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앙상블칸타빌레 김은민 대표는 “잠피에리와는 이탈리아에서도 협연했지만 이번에 광주에서 호흡을 맞춰 보니 더 특별한 무대로 기억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에게 국제 무대에서 알려진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