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적자라지만 간호사만은 채용해야
의·정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으면서 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공의 수련병원인 상급병원들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간호사 채용으로까지 번졌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상급병원들이 환자급감에 따른 경영 악화를 감안해 올 하반기 간호사 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대란이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일단 추가 지출만이라도 막기 위해서, 간호사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의정 갈등이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광주지역 의료계의 정상화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며 전공의들에게 복귀의 길을 열어줬지만 병원으로 돌아갈 전공의 비율은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서도 특례를 보장했지만 역시 의대생들도 상당수가 유급을 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의대 증원 추진을 강행하면서 상호 신뢰를 잃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라 환자가 급감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상급병원들이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간호사 채용을 포기, 광주지역 간호대학과 간호전문대 등 졸업예정자들의 취업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미 선발해놓고도 발령 대기중인 인력이 상당수여서 자칫 장기간 간호사 채용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상급병원들은 의료대란 이전의 수준으로 환자 수가 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초기보다 병원이 안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병원이 의료기관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기업인 것도 사실이다. 상급병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병원을 사랑하고 믿어준 지역민들을 위해 올 하반기 소수라도 간호사를 채용함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