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가 건네는 클래식과 인생에 대한 조언 -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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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건네는 클래식과 인생에 대한 조언 -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
조현영 지음
2024년 07월 05일(금) 00:00
누구에게나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확신을 갖지 못하고 출발하는 ‘처음’도 있다. 예술 강연자로,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현영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돌아왔을 때만 해도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주자의 길을 갈 거라 생각했지만, 세상은 녹록지 않았고 그는 지금 스스로 개척해 나간 길 위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조현영 표 클래식 이야기’는 이제 책으로, 강의로, 오디오 클립(조현영의 올 어바웃 클래식)으로 사람들과 조우하며 위로를 전한다.

힘든 순간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클래식 음악이었다. 삶의 지혜를 알려준 것도 클래식이었다. 300~400년의 시간을 이겨내며 살아 남았다는 사실, 감상하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멈출 여유를 선물하는 침묵이 꼭 필요한 점, 작곡가와 연주자의 인생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것. 그가 생각하는 클래식의 힘이다.

‘기다렸어, 이런 음악 수업’, ‘오늘의 기분과 매일의 클래식’ 등을 출간한 조현영의 새 책 ‘네 인생에 클래식이 있길 바래’는 제목 그대로, 당신의 삶 속에도 클래식이 자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써내려간 책이다. 그는 인간 관계, 사랑, 일과 성공, 취향을 가꾸는 일을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며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예술가들 대부분은 세간의 평가와 시선에 예민하게 반응했지만 비발디는 세상 모두가 자기를 좋아할 수 없다는 진리를 일찍 깨닫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었다. 저자는 “나라는 색깔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자리에 나는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그래서 때로는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배짱을 부릴 수 있어야한다” 고 말한다.

계속되는 실패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자신이 없을 때는 계속되는 불운에도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말러의 교향곡을 들어볼 것을 권하고, ‘카르멘’과 ‘나비부인’ 초연 당시 비난을 받았던 푸치니의 이야기를 전하며 순간의 실패를 인생 전체로 확대 해석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또 ‘디아벨리 변주곡’ 등 짧은 주제를 다양한 형태로 바꾸는 ‘변주곡’을 통해서는 인생이야말로 슬픈 일과 기쁜 일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각 글의 끝에 실린 ‘음표로 띄운 추신’에는 음악가와 작품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담겼다. 또 임윤찬의 반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중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그랜드 피아노를 산 정상으로 옮겨 연주하기도 했던 노르웨이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가 들려주는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 영화 ‘파리의 피아니스트’를 통해 알게된 후지코 헤밍이 연주하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심사숙고해 선정한 음악을 QR코드로 들을 수 있다. 특히 책 말미에 60여개의 연주 동영상을 한번에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의 QR코드도 실었다. <현대지성·1만85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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