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장도서 전시 보고 피아노 연주 들으세요”
바리스타 피아니스트 ‘장도 아트카페’ 디자이너 이혜란씨
매일 오후 3시 여수 앞바다 바라보며 연령대 맞춤 피아노 연주
장도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장도 소타나’ 출간…7일까지 전시
매일 오후 3시 여수 앞바다 바라보며 연령대 맞춤 피아노 연주
장도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장도 소타나’ 출간…7일까지 전시
![]() 여수 장도 아트카페에서 매일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는 이혜란씨. |
비가 내리는 창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멋스러운 해송(海松), 그리고 피아노로 연주되는 쇼팽의 ‘녹턴’까지.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예술의 섬’ 장도 아트카페에서의 만난 풍경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앞 진섬다리를 건너면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장도 전시관이 나온다. 바다가 보이는 전시실, 교육관과 함께 눈에 띄는 공간은 잘 꾸며진 아트카페. 이 곳에서는 매일 오후 3시 피아노 연주가 펼쳐진다.
연주자는 연세대와 베를린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이자 바리스타인 장도 아트카페 디자이너 이혜란씨. 지난 2020년부터 카페를 위탁운영하는 그는 커피를 내리는 일과 더불어 매일 오후 3시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폭풍우 치는 날에는 베토벤 소나타 ‘템페스트’를, 어린이들이 방문하면 모차르트의 ‘작은 별’을, 피아노를 공부했던 유학시절의 초심을 기억하려 할 때는 바흐의 ‘평균율’을 연주한다. 이 씨가 연주하는 악기는 크나베 피아노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여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장도를 찾으시는 분들이 피아노 연주를 들으시고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며 좋아하셔요. 여수 주민들은 산책 삼아 섬에 자주 오시는데 어떤 분들은 일부러 연주시간에 맞추시기도 하고요. 오시는 손님들의 연령대 등을 고려해 음악을 연주합니다. 쇼팽 등 정통 클래식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오면 영화음악 OST를 들려주는 식이죠.”
남편의 고향인 여수에 정착한 그는 중앙동 선착장 근처에서 복합문화공간 해안통갤러리를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했었다. 그의 기획력은 장도에서의 또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예울마루가 운영하는 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들과 협업을 진행한 것. 이 씨는 최근 장도 스튜디오에 머물렀던 두 명의 작가와 함께 책 ‘장도 소나타’를 펴냈다. 장도의 사계, 음악,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글과 이민하 작가의 그림, 임영기 작가의 사진이 어우러진 책이다. 더불어 관련 전시 ‘섬섬섬 랑데부’도 7일까지 장도전시관에서 열고 있다.
“카페를 맡으면서 장도를 사랑하는 작가분이 스튜디오에 입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새벽에 홀로 피아노 연습을 할 때 섬 이 곳 저 곳을 거니는 작가분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장도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요. 장도를 사랑하는 좋은 작가분들과 작업하게 돼 영광이죠.”
장도로 들어가는 입구인 진섬다리는 하루에 두 번 물에 잠기고,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다.
“그럴 때면 이 커다란 섬이 저만의 섬이 되는 거죠. 자연에게 제 피아노 음악을 들려주고, 또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을 듣습니다. 제 어릴 적 꿈이 바다를 보며 피아노를 치는 거였어요. 그런데 나이 들어 그 꿈을 이루었네요. 장도를 예술의 섬이라고 하는데 예술가들 뿐 아니라 섬에 오고 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연주를 들으며 ‘예술은 이런 것이구나’, ‘생활 속에 함께 하는 거구나’ 느끼면 좋겠습니다.”
이 씨는 내년 2월 예울마루에서 슈베르트의 음악으로 피아노 독주회도 열 계획이다.
/글·사진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앞 진섬다리를 건너면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장도 전시관이 나온다. 바다가 보이는 전시실, 교육관과 함께 눈에 띄는 공간은 잘 꾸며진 아트카페. 이 곳에서는 매일 오후 3시 피아노 연주가 펼쳐진다.
남편의 고향인 여수에 정착한 그는 중앙동 선착장 근처에서 복합문화공간 해안통갤러리를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했었다. 그의 기획력은 장도에서의 또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예울마루가 운영하는 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들과 협업을 진행한 것. 이 씨는 최근 장도 스튜디오에 머물렀던 두 명의 작가와 함께 책 ‘장도 소나타’를 펴냈다. 장도의 사계, 음악,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글과 이민하 작가의 그림, 임영기 작가의 사진이 어우러진 책이다. 더불어 관련 전시 ‘섬섬섬 랑데부’도 7일까지 장도전시관에서 열고 있다.
“카페를 맡으면서 장도를 사랑하는 작가분이 스튜디오에 입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새벽에 홀로 피아노 연습을 할 때 섬 이 곳 저 곳을 거니는 작가분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장도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요. 장도를 사랑하는 좋은 작가분들과 작업하게 돼 영광이죠.”
장도로 들어가는 입구인 진섬다리는 하루에 두 번 물에 잠기고,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다.
“그럴 때면 이 커다란 섬이 저만의 섬이 되는 거죠. 자연에게 제 피아노 음악을 들려주고, 또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을 듣습니다. 제 어릴 적 꿈이 바다를 보며 피아노를 치는 거였어요. 그런데 나이 들어 그 꿈을 이루었네요. 장도를 예술의 섬이라고 하는데 예술가들 뿐 아니라 섬에 오고 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연주를 들으며 ‘예술은 이런 것이구나’, ‘생활 속에 함께 하는 거구나’ 느끼면 좋겠습니다.”
이 씨는 내년 2월 예울마루에서 슈베르트의 음악으로 피아노 독주회도 열 계획이다.
/글·사진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