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두 군인 ‘그들만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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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두 군인 ‘그들만의 전쟁’
극단 연우랑, 5~7일 예술극장 통
2024년 07월 03일(수) 21:15
우리나라에는 월남전 파병으로 인해 고엽제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거나 숨진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머나먼 타국에서 일어난 베트남전을 아직까지 기억하는 젊은 세대를 찾아보기란 어려운 것 같다.

월남파병의 현주소를 묻는 연극이 상연을 앞두고 있다. 극단 연우랑(대표 이현기)이 오는 5~7일(금·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7시) 예술극장 통에서 펼치는 ‘그들만의 전쟁’이 바로 그것.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장씨와 김씨, 두 제대 군인의 대화를 통해 극은 시작된다. 참전 당시 시체처리 작업을 했던 장씨와 민간인 살해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김씨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전쟁의 참상을 떠올린다.

귀국 후 장씨는 결혼도 하고 평범한 삶을 영위해 가는 듯 보였으나, 고엽제의 후유증을 피해가지 못했다. 끔찍한 피부병에 반신불수가 된 아들은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다 목숨을 끊었다. 아내 또한 삶을 비관하고 가출한 딸을 찾아 집을 나선다.

김씨 또한 정신적 고통과 환청, 환각에 시달리며 수전증, 대인공포증을 앓는다. 두 사람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서로에게 기대며 악몽 같은 과거를 회상하고, 함께 살 것을 다짐한다.

극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는 월남전 파병 용사들의 현실을 초점화한다. 유전적 증상으로 인해 2세대까지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으며, 베트남 전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환기하는 듯하다.

장씨 역에 오설균, 김씨 역에 박영국 배우가 출연한다. 중대장 역은 김경록, 경수 역은 송민종 배우가 맡았으며 경미(이솔), 순덕(김진희) 등이 출연한다. 유진월 원작.

이현기 대표는 “이번 연극을 통해 월남전 파병 전사들의 피폐해진 삶을 위로하고 배상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묻고 싶었다”며 “타향에서 목숨 바쳐 싸우다 죽거나 불구가 된 우리 선대의 이야기를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전석 3만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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