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있는 동물도 편견 없이 입양해 주세요”
이명순 ‘다정이네 쉼터’ 소장
안락사 두 시간 전 구조한 ‘머핀이’ 등 전국서 40여마리 데려와
“빚을 내서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장애견 전문 쉼터 만들고 싶다”
안락사 두 시간 전 구조한 ‘머핀이’ 등 전국서 40여마리 데려와
“빚을 내서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장애견 전문 쉼터 만들고 싶다”
![]() 안락사 두 시간 전에 구조된 ‘머핀이’. |
지난 6월, 교통사고로 요추가 골절돼 광주 동물보호소에 머무르던 강아지 머핀이. 보호소측은 16일 동안 머핀이를 돌보며 구조할 사람을 기다렸다. 오후 4시 안락사가 예정돼 있던 보호 마지막 날, 머핀이를 살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머핀이 영상을 보고 입양을 결정한 ‘다정이네 쉼터’ 이명순<사진> 소장이다. 당시 머핀이는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어 휠체어를 탈 가능성이 높았다. 재활까지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이 소장은 오직 머핀이를 돌보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이 소장은 광주보호소에서 뒷다리가 괴사된 ‘망치’도 입양했다.
“머핀이는 뒷다리가 골절되고 신경이 눌려 대소변을 못 가리지만, 밥도 잘 챙겨 먹고 살려는 의지가 있었어요. 희망이 있는 아이를 어떻게 죽이나요. 수술하고 재활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혹시나 휠체어를 타더라도 쉼터에서 다른 강아지들과 잘 살 수 있거든요. 장애견에 대한 편견 없이 저에겐 다 똑같이 소중한 아이들이죠. 빚을 내서라도 끝까지 책임질 생각으로 데려왔습니다.”
머핀이는 현재 전주의 한 동물병원에서 혈액 검사와 염증 수치 등을 확인하며 치료를 앞두고 있다.
이 소장은 충남 논산의 다정이네 쉼터에서 유기견 40여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보호 기간이 끝나 안락사 명단에 있었던 강아지로 그 중 다수가 눈이 없거나, 시력이 악화됐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견들이다. 7년 전 아파트에서 강아지 3마리를 키우던 이씨는 2021년 인천 서구 개농장 사건을 접했고, 구조된 30마리 중 4마리를 데려왔다. 그 중 뒷다리가 없는 장애견이 ‘다정이’였고, 그 이름을 딴 ‘다정이네 쉼터’를 4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후 SNS 등을 찾아보며 구례, 충남 홍성, 경기도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보호가 필요한 강아지를 데려왔다.
장애견을 치료하려면 한 마리당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입양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고, 경기가 위축돼 후원도 예전만큼 들어오지 않아 약간의 후원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비로 감당하고 있다.
저녁이면 아들과 함께 치킨·피자 집을 운영하는 그는 40여 마리를 돌보고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견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애견들도 안락사 당하지 않고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치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할인 받을 수 있는 병원 혜택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앞으로 장애견 전문 쉼터를 만들고 싶어요. 장애견이 불편하고 답답해보일 수 있지만, 다른 강아지들과 다를 거 하나 없이 더 잘 뛰어 놀고 순한 아이들이에요. 편견 없이 똑같이 입양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는 장애견들을 보살피는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워 해외 입양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꿈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견들을 돌보며 살 거라는 이 소장은 유기견들을 사랑하는 진정한 ‘개엄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머핀이 영상을 보고 입양을 결정한 ‘다정이네 쉼터’ 이명순<사진> 소장이다. 당시 머핀이는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어 휠체어를 탈 가능성이 높았다. 재활까지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이 소장은 오직 머핀이를 돌보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이 소장은 광주보호소에서 뒷다리가 괴사된 ‘망치’도 입양했다.
이 소장은 충남 논산의 다정이네 쉼터에서 유기견 40여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보호 기간이 끝나 안락사 명단에 있었던 강아지로 그 중 다수가 눈이 없거나, 시력이 악화됐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견들이다. 7년 전 아파트에서 강아지 3마리를 키우던 이씨는 2021년 인천 서구 개농장 사건을 접했고, 구조된 30마리 중 4마리를 데려왔다. 그 중 뒷다리가 없는 장애견이 ‘다정이’였고, 그 이름을 딴 ‘다정이네 쉼터’를 4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후 SNS 등을 찾아보며 구례, 충남 홍성, 경기도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보호가 필요한 강아지를 데려왔다.
장애견을 치료하려면 한 마리당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입양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고, 경기가 위축돼 후원도 예전만큼 들어오지 않아 약간의 후원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비로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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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장애견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애견들도 안락사 당하지 않고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치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할인 받을 수 있는 병원 혜택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앞으로 장애견 전문 쉼터를 만들고 싶어요. 장애견이 불편하고 답답해보일 수 있지만, 다른 강아지들과 다를 거 하나 없이 더 잘 뛰어 놀고 순한 아이들이에요. 편견 없이 똑같이 입양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는 장애견들을 보살피는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워 해외 입양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꿈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견들을 돌보며 살 거라는 이 소장은 유기견들을 사랑하는 진정한 ‘개엄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