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사례] “고령화시대 ‘한지 맞춤 수의’ 떠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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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사례] “고령화시대 ‘한지 맞춤 수의’ 떠올렸죠”
한지사로 수의 만드는 김정숙 ‘수름’ 대표
교수 은퇴 후 ‘국민 내일 배움카드’ 활용
60살 넘어 ‘옷 만들기’ 공부 처음 시작
관심 높던 한지에 의상 제작 접목 시도
광주디자인진흥원 프로젝트 지원 선정
2024년 07월 01일(월) 10:00
김정숙 수름 대표가 전통 공예 소재인 한지사를 이용해 만든 드레스 형태의 수의.
“제 인생 2막은 한지와 의상제작에 걸었어요.”

64세의 나이로 한지로 만든 수의제작에 인생2막의 도전을 시작한 김정숙<사진> 수름대표의 말이다.

대학에서 28년간 학생을 가르친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정년 퇴임을 한 후 올해 새내기 창업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가 선택한 창업 아이템은 한국 전통 소재인 한지사(韓紙絲)를 이용해 수의(壽衣)를 제작하는 것이다.

출판학을 전공한 후 백제예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평생 해온 그는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고민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고민하던 그는 그냥 놀지만은 않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을 추구했고, 결국 ‘옷 만들기’와 만나게 됐다.

그는 지인의 제안으로 정부에서 직업 능력개발훈련비를 제공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의상 제작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해보지 않던 일이라 처음에는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곧 재봉틀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는 창업을 고민하면서 출판업에 종사하면서 애정을 품고 있던 한지(韓紙)를 떠올렸다. 그는 교수를 하면서도 7차례나 한지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을 정도로 한지에 애착을 두고 있었다.

그는 한국 고유의 소재인 한지사(韓紙絲)를 한지를 꼬아 만든 실로 옷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착안에 의상제작에 접목하는 상상을 시작했다.

그의 상상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2024 스타상품개발 및 일자리창출사업-빛고을 공예 창업 프로젝트’였다. 공예 관련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 기초 교육과 1300만원의 창업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지와 의상 제작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던 그가 떠올린 것은 ‘맞춤 수의 제작’이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속설 중에 수의를 직접 준비하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수의를 개성에 맞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식을 하지 못했던 노부부에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음악을 했던 분들이라면 연미복을 수의로 만들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템은 우리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와 맞물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 사회는 죽음에 대해 두렵거나 꺼림칙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초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유품을 중고거래 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죽음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활발히 진행될 거라 여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광주디자인진흥원의 지원이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창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기보다 사회적인 기여를 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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