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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 오~놀라워라 돌에 새겨진 지구의 역사…세계 화석·광물 박물관
신안군 안좌면 대리길…폐교된 안창초 리모델링
2019년 7월 개관…인근에 바다·산 ‘자연 속 박물관’
세계 20여개국 화석·광물 등 총 3,000여점 전시
박윤철 관장, 평생 모은 수집품 고향 위해 기증
2024년 06월 05일(수) 10:00
신안군 안좌면 대리길에 위치한 세계 화석 광물 박물관의 전경.
지구의 역사와 흔적을 담고 있는 희귀한 돌들을 모아 놓은 이색박물관이 ‘1004섬’에 있다. 바로 신안군 안좌면 대리길에 위치한 ‘세계 화석·광물 박물관(관장 박윤철)’이다.

신안군은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된 안창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지난 2019년 7월 새로운 문화공간이자 교육 및 체험 공간으로 박물관을 개관했다. 주변에 산과 바다가 있고, 한적한 마을의 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말 그대로 자연 속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신안 지도읍 출신의 박윤철 관장이 평생 모아서 기증한 화석과 광물 등 3000여점이 소장돼 있다. 젊은 시절 낚시를 즐기다 바닷가 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수석을 시작한 그는 80년대 중반 해외로 진출해 수석 영역을 넓히다가 광물과 화석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 등 1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희귀한 돌을 수집했으며, 현재 박물관에는 20여개국의 광물과 화석이 전시되고 있다. 이렇게 모은 것이 광물·화석·수석 각각 1000여점씩에 이른다고 소개한다.

평소 고향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던 박 관장은 “그간 모은 돌을 고향 사람들과 공유하고,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 군에 기증하게 됐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세계 화석·광물 박물관은 총 2개동 4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 건물을 이용해서인지 전시물도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고, 전시 공간도 비교적 넓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박 관장은 개관 초기에는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몰렸다고 한다. 하루 최대 1000명 이상이 찾아온 적이 있으며, 당시 입장객을 카운트했던 기계에 1200이라고 숫자가 표기된 것을 사진 찍어놓았을 정도이다. 아쉽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하루 평균 70여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광물전시관 전경, 벽옥, 운석, 각종 광석들.
박물관 관람에 앞서 박 관장이 광물과 화석에 대해 설명한다.

“자연에는 수많은 종류의 물질이 존재하는데 그 물질들은 일정한 화학적 요건이 조성되면 무기적으로 결합해 각기 독특한 결정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천연 고체가 광물이다. 광물은 일정한 방향으로 평탄하게 쪼개지는 단면(벽개면), 색상, 투명도에 따라 아름다움이 나뉘며, 가공 후 보석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어 그는 “화석은 생물의 사체가 훼손되기 전에 퇴적물에 의해 급속히 묻혀 사체를 부식시키는 환경과 차단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광물질 침투와 같은 다양한 화석화 작용을 거쳐 단단히 굳어져 남겨지는 것이다. 수십억 년, 수억 년을 잠자던 화석은 지각변동으로 지층이 융기되거나, 풍화작용이 거듭되면서 지표면에 노출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월별로 지정된 ‘탄생석 광물’에 대해 박 관장은 “자신의 탄생석을 몸에 지니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인다.

참고로 탄생석은 다음과 같다. 1월 가넷(진실, 우정), 2월 자수정 (평화, 성실), 3월 산호(총명), 4월 다이아몬드(고귀), 5월 에메랄드 (행복), 6월 진주(건강, 부귀), 7월 루비(용기, 정의), 8월 페리도트 (부부의 화합), 9월 사파이어(진리, 불변), 10월 오팔(희망, 순결), 11월 토파즈 (우정), 12월 터키석 (성공, 승리).

먼저 광물 전시관에 들어서니 다양하고 화려한 광물들이 늘어서 있다. 그 중 형광 광물이 눈에 띈다. 형광 광물이 보관된 박스 안을 암실처럼 불을 끄고 광물에 자외선을 쪼이니 다양한 형광색이 밝게 비친다. 밝은 곳에서는 평범한 돌인데 이렇게 신비스러운 빛을 발하는 것을 보니 놀랍다. 다음은 투명한 케이스에 덮여 있는 운석이다. 중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색깔은 검다. 한번 들어보라는 박 관장의 권유에 들었더니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 이어 아프리카 남동쪽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 구입한 것으로 겉은 검정인데 안은 노란색에 검은색 반점이 여러 개 보이는 벽옥으로, 박 관장은 희귀한 광물임을 강조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화석전시관의 바다악어 화석, 나무화석, 시조새 화석, 암모나이트 화석.
화석전시관에는 놀라울 정도의 화석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애호박처럼 길쭉한 모양에 두 쪽으로 나뉘어져 포개져 있는 돌을 펼쳐보니 양 쪽면에 생선뼈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수십 마리의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있고, 어미 물고기와 새끼 물고기가 나란히 있는 모습의 화석 등 여러 종류의 어류 화석들이 있다. 마치 지구의 옛 바닷속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 수 백개의 소라가 모여있는 화석이 있는데, 이는 서서히 가물어 가는 과정에 수 많은 소라들이 모여있다가 화석으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거북이와 자라의 배설물, 맘모스 뼈 등 다양하고 신비스러운 화석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을 둘러본 뒤 박 관장은 자신의 연구실을 소개한다. 합판처럼 여러 겹 모양의 흙판에서 화석을 채취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향후 박물관 운영 방향에 대해 박 관장은 “교육청이나 대학 등 교육기관과 지자체에서 서로 협의해 박물관 전시품들이 학습 자료로 활용돼 학생들이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시스템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밝혔다.

조용한 신안군 안좌면에 있는 세계 화석·박물관이 박 관장의 소망대로 유익하고 신비한 박물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글·사진=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