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관심지를 가다-광주 동남을] 민주 우세 속 전직 구청장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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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관심지를 가다-광주 동남을] 민주 우세 속 전직 구청장 ‘존재감’
5명 후보 출마 치열한 선거전
민주 텃밭서 무소속 바람 부나
‘미워도 민주당’ vs ‘인물론’
“정권 심판위해 민주당 뽑아야”
“당 대신 인물” 다양한 표심
국힘·개혁·진보 “일당독점 심판”
2024년 04월 01일(월) 19:33
왼쪽부터 민주당 안도걸, 국민의힘 박은식, 개혁신당 장도국, 진보당 김미화, 무소속 김성환 후보.
4·10 총선에서 광주 동남을 지역구는 광주 8개 선거구 중 많은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열띤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민주당 텃밭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에 맞서 전직 구청장을 지낸 김성환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서면서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김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 나섰지만, 컷오프(경선 배제)되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

여기에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보수 불모지’를 넘어 ‘사지’(死地)로 평가되는 곳에 출마해 분전하고 있고, 개혁신당 장도국 후보와 진보당 김미화 후보 등도 ‘민주당 일당독점 심판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권자 “어찌 됐든 민주당”=1일 찾은 광주시 동구 남광주시장과 대인시장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확연하게 갈렸다. ‘미워도 민주당’이라고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당이 아닌 후보를 보고 뽑겠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남광주시장에서 원단을 판매하는 장모씨는 “무소속 김성환 후보가 동구청장을 지낼 당시 일을 잘했다고 생각해서 응원하지만 광주 사람들은 물론 우리 가족도 대다수가 민주당 지지자”라며 “다른 지역이 국민의힘을 밀어주는 것처럼 광주는 민주당 ‘백그라운드’다”고 말했다.

남광주시장에서 굴비 가게를 운영하는 구모씨는 “민주당 안도걸 후보가 기획재정부 차관을 하면서 일을 많이 했으니 (예산 확보 등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까지 광주는 ‘어찌 됐든 민주당’이라는 분위기가 있어 안 후보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인시장에서 홍어를 판매하는 김정단(여)씨는 “광주·전남은 뭐니 뭐니 해도 민주당”이라며 “김성환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무소속이기 때문에 안 될 것 같다. 이미 (승리의) 분위기는 민주당이다”고 말했다.

안도걸 후보는 “지역주민이 바라시는 잘사는 광주, 맥박이 다시 뛰는 원도심을 만들 수 있는 청사진과 실행 계획을 제시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오직 유권자만 바라보고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하는 공명정대한 선거운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존재감 상당한 전임 청장=두 시장에서 만난 상인·손님들은 민주당 후보인 안도걸 전 차관을 지지하는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안 전 차관의 ‘라이벌’로 꼽히는 후보이자 동구청장을 지낸 김성환 후보에 대한 지지세도 뚜렷한 모양새였다.

남광주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임순임(여)씨는 “김 후보가 동구청장 시절에 일을 잘했다. 민주당으로 나오면 좋았을 텐데 무소속으로 나와서 당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많은 이들이 김 후보를 향해 ‘짠하다’는 표현을 쓰지만 당이 없는 상태로 당선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광주시장에서 신발을 판매하는 임모(여)씨 역시 “김 후보는 구청장 시절에 상인들을 위한 사업을 열심히 해왔다”며 “시장에도 자주 오고 상인들을 위해 뛰어왔는데 공천을 받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무조건 민주당만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주셨으면 한다”며 “오히려 다양한 민주 진영 세력이 하나가 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당에만 ‘몰빵’하기보단 무소속에 대해서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당보다는 인물에…정책 제시 등에 관심=당보다는 인물론에 초점을 맞추는 유권자들도 상당수였다. ‘민주당은 해준 것이 없고 광주시민은 이용만 당했다’는 이유다.

남광주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이영식씨는 “동구에서 나고 자라 80년 가까이 살았지만 지역을 생각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는 정치인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이렇게 낙후했다”며 “매번 민주당을 뽑아줘도 바뀌지를 않으니 견제는 안 되고 경제는 그대로다. 지금까지 민주당을 밀어주고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인시장에서 오란다 과자 가게를 운영하는 박천식씨는 “광주 내에서도 서구 양동시장과 동구 대인시장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며 “이 큰 면적의 시장에 빈 가게가 많은 이유는 시설 지원도, 청년 사업 등도 없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는 후보가 필요하고, 그런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물론에 박은식 국민의힘 후보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며 “계속 이름과 얼굴을 알리며 남은 기간 후회 없이 유세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미화 진보당 후보도 “이번 총선은 윤석열 탄핵을 넘어 개헌으로 가는 총선이 돼야 한다”며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민주당의 오만한 정치도 심판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광주 동남을에는 민주당 안도걸 후보, 국민의힘 박은식 후보, 개혁신당 장도국 후보, 진보당 김미화 후보, 무소속 김성환 후보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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