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기쁘지만 취업 생각하면 막막해요”
대학 학위수여식에서 만난 졸업생들 ‘설렘 반 걱정 반’
고물가에 취업 준비도 부담…뭘 해야할지 걱정되지만
자격증 따고 인턴 경험 쌓고 대학원 진학·여행 계획도
고물가에 취업 준비도 부담…뭘 해야할지 걱정되지만
자격증 따고 인턴 경험 쌓고 대학원 진학·여행 계획도
![]() 김지혜씨 |
졸업 시즌을 맞은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가족, 친지, 친구 등 주변의 축하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장기 불황과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다. 그동안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졸업을 유예하기도 했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졸업유예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취업을 못한 광주지역 졸업생들은 자기계발과 대학원 진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6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는 이날, 조선대와 호남대는 지난 23일 각각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진행하는 등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졸업식을 치렀다.
이날 전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졸업생들은 졸업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가슴한켠이 무겁다고 입을 모았다.
취업문을 넘지 못해 졸업식이 끝난 다음날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호남대 항공서비스학과를 졸업한 김가나(여·23)씨는 당장 취업보다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여유를 갖고 고민해볼 계획이다.
김씨는 “막상 졸업식을 마치고 나니 취업이라는 현실과 마주한 것 같아 부담감이 느껴진다”며 “서비스 직종만으로 직업을 선택하기에는 폭이 좁다고 생각해 시간을 갖고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취업난 때문에 그동안 휴학을 이어온 학생들은 더 다급한 심정이다.
전남대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한 안은상(30)씨는 “졸업이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되고 막막하기도 하다”며 “휴학하고 공부해 취직한 동기들을 보면 뒤처진다는 생각도 든다. 졸업하면 더이상 학생 신분이 아닌 만큼 사회진출에 대한 고민이 든다”고 했다.
취업난에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던 졸업유예를 하지 않고 졸업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수강료를 내고 학교로 통학하는 비용까지 생각하니, 졸업 유예보다는 인턴제도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취업준비가 더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전남대에서 졸업유예를 선택한 학생수는 지난 2019년 657명에 달했지만 2020년 472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60명 까지 감소했다. 조선대도 지난 2019년 436명에 달했던 졸업유예생들이 지난해 213명으으로 줄었다.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를 졸업한 김지혜(여·24)씨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친구들과 3주간 프랑스와 영국, 헝가리 등 서유럽 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문화재단 청년인턴을 도전할 계획이다.
전남대 미술학과 유연주(여·24)씨도 취업 준비는 잠시 미뤄두고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1년 가량 일본에 머물며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목표다. 취업 부담도 있지만 워킹 홀리데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취업까지 도전해보겠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대학원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무기리닌(27·전남대 정치외교학과)씨는 “대학원에서 고향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의 관계 등 정치외교학을 깊이 배워보고 싶다”며 “졸업해도 계속 학교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학교를 완전히 떠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웃어보였다.
전남대 생명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강여명(여·25)씨도 “유니스트 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을 합격해 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석·박사 통합이라 기간이 꽤 길지만 더 많은 공부를 해보고싶다”고 말했다.
바늘구멍과 같은 취업구멍을 뚫은 학생들의 고민도 깊다.
광주교대 초등교육학과를 졸업한 김연주(여·23)씨는 최근 1년간 준비한 초등임용고시에 합격했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최근 논란이 된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 대한 걱정으로 슬기롭게 초등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날마다 고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 있는 여행사에 취업한 박은비(여·24·전남대 철학과)씨도 “1년 계약직으로 취업해 정규직 전환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당장 3월에 첫 출근인데 긴장된다”고 토로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기 불황과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다. 그동안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졸업을 유예하기도 했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졸업유예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취업을 못한 광주지역 졸업생들은 자기계발과 대학원 진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날 전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졸업생들은 졸업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가슴한켠이 무겁다고 입을 모았다.
취업문을 넘지 못해 졸업식이 끝난 다음날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호남대 항공서비스학과를 졸업한 김가나(여·23)씨는 당장 취업보다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여유를 갖고 고민해볼 계획이다.
취업난 때문에 그동안 휴학을 이어온 학생들은 더 다급한 심정이다.
![]() 안은상씨 |
취업난에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던 졸업유예를 하지 않고 졸업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수강료를 내고 학교로 통학하는 비용까지 생각하니, 졸업 유예보다는 인턴제도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취업준비가 더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전남대에서 졸업유예를 선택한 학생수는 지난 2019년 657명에 달했지만 2020년 472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60명 까지 감소했다. 조선대도 지난 2019년 436명에 달했던 졸업유예생들이 지난해 213명으으로 줄었다.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를 졸업한 김지혜(여·24)씨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친구들과 3주간 프랑스와 영국, 헝가리 등 서유럽 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문화재단 청년인턴을 도전할 계획이다.
![]() 유연주씨 |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대학원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 무기리닌씨 |
전남대 생명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강여명(여·25)씨도 “유니스트 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을 합격해 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석·박사 통합이라 기간이 꽤 길지만 더 많은 공부를 해보고싶다”고 말했다.
바늘구멍과 같은 취업구멍을 뚫은 학생들의 고민도 깊다.
광주교대 초등교육학과를 졸업한 김연주(여·23)씨는 최근 1년간 준비한 초등임용고시에 합격했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최근 논란이 된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 대한 걱정으로 슬기롭게 초등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날마다 고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박은비씨 |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