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뽑아내니 몰려왔다…반가운 순천만 흑두루미
연초 7238마리 포착…역대 최다 개체수 월동
친환경 농법 지키는 흑두루미 희망단지 운영
순천만 방문객도 10년 새 100배 가까이 늘어
5월 람사르 사무총장 방문…국내외 보존 연대
‘2024 세계 습지의 날 순천만, 뭐하니’ 특별행사
친환경 농법 지키는 흑두루미 희망단지 운영
순천만 방문객도 10년 새 100배 가까이 늘어
5월 람사르 사무총장 방문…국내외 보존 연대
‘2024 세계 습지의 날 순천만, 뭐하니’ 특별행사
![]()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의 순천만 월동 개체 수가 지난달 말 7238마리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개체 수를 나타냈다. 순천시 ‘흑두루미 국제 사진 공모전 수상작’ 정경식 작 ‘다시 날자’.<순천시 제공> |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의 순천만 월동 개체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순천시가 국가 간 지역 간 연대를 강화해 순천만 생태 환경 보존에 나선다.
6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순천만 흑두루미 월동 개체 수는 7238마리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개체 수를 나타냈다.
순천만 갯벌은 동아시아~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있다. 연안과 내륙습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흑두루미의 최고 월동지로 꼽힌다. 순천만은 흑두루미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조류 48종을 포함한 총 252종의 철새들이 연간 10만~20만마리가 도래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순천만 전봇대 뽑고 친환경 농사…‘월동지도’ 확장=순천시는 지난 2007년 시의 상징 새를 비둘기에서 흑두루미로 바꿨다. 지난 2009년부터는 흑두루미 등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순천만 주변을 생태계 보호지구로 지정하고 주민과 협력해 서식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순천 습지보호구역은 ‘순천만 갯벌’과 ‘동천하구’로 크게 나뉜다.
순천시 도사동·해룡면·별량면 일대 28㎢ 규모 순천만 갯벌은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이자 저어새·큰고니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이다. 지난 1982년 수산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3년에는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2021년에는 보성·신안 등과 함께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동천하구 일대 5.656㎢에서 전봇대 282개를 뽑은 것은 생태계 보전의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다.
이 일대는 2009년부터 친환경 농법을 지키는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국가습지보호지역, 2016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순천만에 도착해서 약 6개월 동안 월동하는 겨울 철새다. 장수, 행운, 부부애를 상징하는 행운의 새로 알려져 있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지난해 10월28일 순천만에 도착해 월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23일부터 6400여 마리가 꾸준히 관찰되다 지난달 31일 7238마리가 기록되면서 역대 최대 개체 수를 갱신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개체 수가 56% 증가한 수치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지난 1999년 80여 마리가 처음 관찰된 이후 해마다 월동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운영한 다음 해인 2010년에는 509마리로 늘었다. 10년 전인 2014년 965마리로 집계됐으며, 이듬해 1410마리로 천마리를 넘겼다. 10년 새 순천을 찾는 흑두루미는 7.5배 급증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흑두루미의 또 다른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시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11월21일 순천만 흑두루미 개체 수는 이례적으로 9841마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NHK 방송은 AI 위험을 피해 안전하고 먹이가 풍부한 순천만으로 흑두루미가 대거 이동하면서 종 소멸 위기를 모면했다고 세 차례 보도했다.
순천만에 오는 두루미 종류도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총 4종으로 늘어나면서 종 다양성도 확장하고 있다.
2000년대 전 세계 흑두루미 생존 개체 수는 1만여 마리에 불과했으나, 순천시의 노력이 보태져 생존 개체 수는 현재 1만6000~1만8000마리로 늘었다.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흑두루미의 ‘국내 최대’ 월동지로 꼽히는 순천만은 생태관광 사업 중심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 2003년 10만명에서 10년 뒤인 지난해 980만명으로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
◇람사르·지자체 연대 강화, 생태계 보전 온 힘=순천시는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국가 간 지역 간 연대를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5월에는 람사르협약(국제습지보호협약) 사무국 무손다 뭄바 사무총장이 순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달 12일 일본생태계협회 회장단 일행은 순천만 새벽 조사에 참여해 순천만을 세계적인 탐조 관광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순천시는 17개국 43개 도시로 구성된 람사르 습지도시 지자체장 회의와 아시아 탐조단체(24개국 40개 단체)를 통한 국제 협력에 힘쓸 방침이다.
지난해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습지 보전을 통한 기후위기와 종 보전에 대응하는 도시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같은 해 강원 철원군, 충남 서산시, 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6개 지자체와 순천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과 분산을 위한 지자체 간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순천시는 ‘세계 습지의 날’(2월2일)을 맞아 다음 달까지 순천만 습지 일원에서 ‘2024 세계 습지의 날 기념 순천만, 뭐하니’ 특별 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잘 공개되지 않았던 순천만의 대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새벽에 뭐하니! : 순천만 새벽 탐조’에서는 순천만 청정 갯벌에서 먹이터로 향하는 수만 마리의 겨울 철새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순천시는 이 일대에 갈대 울타리를 쳐 도시 불빛이 순천만으로 들지 못하게 해왔다.
‘여권 들고 뭐하니! : 습지 여행자 여권 스탬프 랠리’, ‘포토스팟에서 뭐하니! : 순천만 대표 생물과 친구 되기’, ‘천문대에서 뭐하니 : 습지생물 공작체험’, ‘갈대 미로에서 뭐하니: 흑두루미 이동 루트 추적 게임’ 등도 방문객을 기다린다.
참가 신청은 순천만 습지 누리집(scbay.suncheon.go.kr/wetland/)에서 할 수 있다.
황선미 순천시 순천만보전과 주무관은 “순천시는 순천만 일대에서 인공 구조물을 치고 먹이터를 확대하며 멸종위기종의 자연성 회복에 힘쓸 것”이라며 “먹이 제공 장소를 흩뜨려 고병원성 AI 차단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
6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순천만 흑두루미 월동 개체 수는 7238마리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개체 수를 나타냈다.
순천만 갯벌은 동아시아~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있다. 연안과 내륙습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흑두루미의 최고 월동지로 꼽힌다. 순천만은 흑두루미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조류 48종을 포함한 총 252종의 철새들이 연간 10만~20만마리가 도래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순천 습지보호구역은 ‘순천만 갯벌’과 ‘동천하구’로 크게 나뉜다.
지난 2021년에는 보성·신안 등과 함께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동천하구 일대 5.656㎢에서 전봇대 282개를 뽑은 것은 생태계 보전의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다.
이 일대는 2009년부터 친환경 농법을 지키는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국가습지보호지역, 2016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 세계 습지의 날 기념 특별 행사 홍보물.<순천시 제공> |
순천만 흑두루미는 지난해 10월28일 순천만에 도착해 월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23일부터 6400여 마리가 꾸준히 관찰되다 지난달 31일 7238마리가 기록되면서 역대 최대 개체 수를 갱신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개체 수가 56% 증가한 수치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지난 1999년 80여 마리가 처음 관찰된 이후 해마다 월동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운영한 다음 해인 2010년에는 509마리로 늘었다. 10년 전인 2014년 965마리로 집계됐으며, 이듬해 1410마리로 천마리를 넘겼다. 10년 새 순천을 찾는 흑두루미는 7.5배 급증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흑두루미의 또 다른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시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11월21일 순천만 흑두루미 개체 수는 이례적으로 9841마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NHK 방송은 AI 위험을 피해 안전하고 먹이가 풍부한 순천만으로 흑두루미가 대거 이동하면서 종 소멸 위기를 모면했다고 세 차례 보도했다.
순천만에 오는 두루미 종류도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총 4종으로 늘어나면서 종 다양성도 확장하고 있다.
2000년대 전 세계 흑두루미 생존 개체 수는 1만여 마리에 불과했으나, 순천시의 노력이 보태져 생존 개체 수는 현재 1만6000~1만8000마리로 늘었다.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흑두루미의 ‘국내 최대’ 월동지로 꼽히는 순천만은 생태관광 사업 중심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 2003년 10만명에서 10년 뒤인 지난해 980만명으로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
◇람사르·지자체 연대 강화, 생태계 보전 온 힘=순천시는 흑두루미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국가 간 지역 간 연대를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5월에는 람사르협약(국제습지보호협약) 사무국 무손다 뭄바 사무총장이 순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달 12일 일본생태계협회 회장단 일행은 순천만 새벽 조사에 참여해 순천만을 세계적인 탐조 관광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순천시는 17개국 43개 도시로 구성된 람사르 습지도시 지자체장 회의와 아시아 탐조단체(24개국 40개 단체)를 통한 국제 협력에 힘쓸 방침이다.
지난해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습지 보전을 통한 기후위기와 종 보전에 대응하는 도시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같은 해 강원 철원군, 충남 서산시, 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6개 지자체와 순천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과 분산을 위한 지자체 간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 김재극 작 ‘흑두루미 형제’.<순천시 제공> |
이 기간 잘 공개되지 않았던 순천만의 대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새벽에 뭐하니! : 순천만 새벽 탐조’에서는 순천만 청정 갯벌에서 먹이터로 향하는 수만 마리의 겨울 철새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순천시는 이 일대에 갈대 울타리를 쳐 도시 불빛이 순천만으로 들지 못하게 해왔다.
‘여권 들고 뭐하니! : 습지 여행자 여권 스탬프 랠리’, ‘포토스팟에서 뭐하니! : 순천만 대표 생물과 친구 되기’, ‘천문대에서 뭐하니 : 습지생물 공작체험’, ‘갈대 미로에서 뭐하니: 흑두루미 이동 루트 추적 게임’ 등도 방문객을 기다린다.
참가 신청은 순천만 습지 누리집(scbay.suncheon.go.kr/wetland/)에서 할 수 있다.
황선미 순천시 순천만보전과 주무관은 “순천시는 순천만 일대에서 인공 구조물을 치고 먹이터를 확대하며 멸종위기종의 자연성 회복에 힘쓸 것”이라며 “먹이 제공 장소를 흩뜨려 고병원성 AI 차단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