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심사평
“사랑과 예술, 생과 사에 대한 묵직한 물음 돋보여”
![]() 정이현 소설가 |
본심에서 마지막까지 집중적으로 살펴본 작품은 ‘우리가 원소로 순환될 때’와 ‘벽장 밖은 어디로’ 두 편이다.
이 두 편의 작품은 공교롭게도 모두 예술과 죽음 앞의 삶이라는 다층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서사로 구현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우리가 원소로 순환될 때’는 그로테스크하고 다소 섬뜩하게 여겨지는 극적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계속 글을 읽게 만드는 독특한 흡인력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패기와 열정은 주목할 만했으나 전체적으로 서사의 흐름이 장황하고 매끄럽지 못한 점, 또 이런 근원적인 주제를 소설에서 탐구할 때에는 반드시 더 깊고 심층적인 성찰이 수반되어야 한다는점 등이 아 쉬움으로 남았다.
‘벽장 밖은 어디로’는 사랑에도 꿈을 이루는 일에도 성공하지 못한 중년의 여성 화자가, 암환자인 어릴 적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문장과 잔잔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전개가 인상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랑과 예술, 생과 사에 대한 묵직한 물음을 독자의 가슴에 던지는 역량이 돋보였다. 당선작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왜 글을 쓰느냐는 질문의 대답’이라는 문장은 ‘왜 삶을 살아가느냐는 질문의 대답’이라고 바꿔 읽을 수 있다. 이것이 이 소설이 가진 힘일 것이다. 이에 큰 망설임 없이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현대문학상, 이효석 문학상 등 수상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 등 다수
이 두 편의 작품은 공교롭게도 모두 예술과 죽음 앞의 삶이라는 다층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서사로 구현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우리가 원소로 순환될 때’는 그로테스크하고 다소 섬뜩하게 여겨지는 극적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계속 글을 읽게 만드는 독특한 흡인력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패기와 열정은 주목할 만했으나 전체적으로 서사의 흐름이 장황하고 매끄럽지 못한 점, 또 이런 근원적인 주제를 소설에서 탐구할 때에는 반드시 더 깊고 심층적인 성찰이 수반되어야 한다는점 등이 아 쉬움으로 남았다.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