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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는 나의 선택”…구례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1200건 넘어
구례군 보건의료원 2021년 3월부터 접수
“초고령사회 속 관련 조례 제정 시급”
2023년 11월 20일(월) 09:40
구례지역에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 의향을 문서로 남기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가 2년 8개월 만에 1200명을 넘겼다. 의향서를 접수하는 구례군 보건의료원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잘 죽기 위한 ‘웰다잉’(존엄사) 문화가 구례지역에서 힘을 얻고 있다.

20일 구례군 보건의료원에 따르면 연명 치료 중단 의사를 사전에 문서로 남기는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자가 구례지역에서 이달 현재 1200명을 넘겼다.

이는 구례지역 19세 이상 인구 2만2046명의 5.6% 비중으로, 전국 평균 비중 4.7%(204만명)를 웃돌았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웰다잉’의 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등록하면 치료 효과가 분명하지 않아도 임종 기간을 연장하는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 투여, 수혈, 체외 생명 유지술, 혈액 투석, 혈압상승제 투여 등 7종의 의료 행위를 거부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의료원, 보건소, 종합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가연명의료기관에 등록해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으며, 스스로 의사에 따라 변경·철회할 수 있다. 전국에 지정된 국가연명의료기관은 667곳이 있다.

구례에서는 보건의료원에서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등록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은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18년 8월4일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구례군은 지난 2021년 3월21일부터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접수를 시작했다.

구례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 비율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웰다잉 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향서를 낸 한 구례읍 주민(66)은 “평생 쓰는 의료비 대부분을 죽기 일 년 안에 쓰는 연명 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며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을 활성화할 수 있는 관련 조례가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길선 구례군의회 의원은 “웰다잉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의회 집행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으며, 구례군 보건의료원 관계자도 “시간을 두고 관련 조례 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