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긴머리 감을 수 있을까…‘샴푸바’ 사용기
몸소영 <4> 샴푸바
![]() 샴푸바와 거품망. |
하필이면 최근 사용하던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등이 비슷한 시기에 다 떨어졌다. 한꺼번에 분리수거를 하며 문득 ‘멀쩡한 플라스틱 통들이 아깝다’고 느껴졌지만 마땅한 재활용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대로 모두 버렸다. 그리고 집에 와 검색을 통해 ‘샴푸바’를 접했다.
그런데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초등학교 때 딱 한 번 물놀이가 끝난 뒤 급하게 비누로 머리를 감은 적이 있다. 머리를 감으면서 급격하게 느껴지는 뻣뻣함에 충격을 받았다. 거품도 잘 나지 않았다. 그때 ‘앞으로 내 인생에 비누로 머리를 감을 일은 절대 없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환경 앞에 꺾인 신조. 새벽 온라인 쇼핑을 하다가 샴푸바와 거품망을 구매했다.
배송을 받은 순간부터 ‘제로 플라스틱’을 체감했다. 플라스틱 통에서 펌핑해서 쓰는 기존 액체 샴푸와는 다르게 배출되는 쓰레기는 오직 종이곽 하나. 플라스틱 통, 펌핑을 위한 금속 스프링, 라벨지 등의 쓰레기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거품망도 순면 거품망을 구매할 걸 후회했지만 이왕 사버린 거 오래 재사용하자고 생각했다.
지난 7일 샴푸바 사용을 시작했다. 참고로 가슴께까지 오는 긴 머리를 갖고 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물을 묻히고, 샴푸바를 머리에 비볐는데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거품이 풍부하게 났다. 흥분해서 이 모습을 담아보고자 했는데 독거 청년으로서 사용 현장을 생생하게 담기는 힘들었다.
일반 샴푸와 다른 점은 거품을 물로 헹굴 때 느껴졌다. 잔여감 없이 거품이 깨끗하게 헹궈졌다. 약간의 뽀득함(?) 덕분에 확실한 세정력도 느낄 수 있었다. 걱정했던 것만큼의 뻣뻣함은 없었다.
머리를 말리자 뻣뻣함이 좀 더 느껴졌다. 하지만 정전기가 심한 겨울철 아니면 귀찮아서 트리트먼트나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샴푸만 하던 터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혹시 몰라 회사 동료들에게 “나 오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머리칼의 차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단점을 꼽아보자면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약간의 뻣뻣함이겠지만, 다음날 트리트먼트와 함께 사용했더니 해결됐다.
그러나 운동이나 여행에 가서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사용한 후 물과 거품이 묻어 있어 가지고 다니는 건 힘들다. 우리집 샴푸바는 S고리에 매달린 채 보관됐다.
그럼에도 장점은 더 분명했다. 먼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거품망과 S고리는 재사용할 수 있으니 샴푸바를 다 썼을 때 나오는 쓰레기는 ‘제로’가 된다.
플라스틱 통에 담긴 액체샴푸는 거의 다 썼을 때 불편함이 가장 크다. 펌핑도 잘 안 되고 열심히 뒤집고 손가락을 넣어가며 써야 한다. 분리수거 하기 전 깨끗하게 씻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나오는 거품 탓에 많은 물을 써야 한다. 샴푸바 사용은 이러한 불편함으로부터 해방이다.
또한 제품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구매해 사용해본 시드물 제품은 5,900원(100g)이다.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가 넘쳐 흐른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사용기였기에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삼푸바를 더 찾아봤다. 주의해야 할 성분이 있었다. 리모넨, 리날롤, 신남알, 유제놀, 벤질벤조에이트 등이 들어간 제품은 피부 혹은 눈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샴푸바를 구매해 사용해보고 나와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샴푸뿐만 아니라 트리트먼트와 바디워시도 비누로 도전할 것이다. 분리수거가 귀찮아서라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야겠다. 일반 샴푸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샴푸바 사용을 적극 추천한다.
/문소영 기자 mso@kwangju.co.kr
그런데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초등학교 때 딱 한 번 물놀이가 끝난 뒤 급하게 비누로 머리를 감은 적이 있다. 머리를 감으면서 급격하게 느껴지는 뻣뻣함에 충격을 받았다. 거품도 잘 나지 않았다. 그때 ‘앞으로 내 인생에 비누로 머리를 감을 일은 절대 없다’고 다짐했다.
![]() 샴푸바와 거품망. |
배송을 받은 순간부터 ‘제로 플라스틱’을 체감했다. 플라스틱 통에서 펌핑해서 쓰는 기존 액체 샴푸와는 다르게 배출되는 쓰레기는 오직 종이곽 하나. 플라스틱 통, 펌핑을 위한 금속 스프링, 라벨지 등의 쓰레기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거품망도 순면 거품망을 구매할 걸 후회했지만 이왕 사버린 거 오래 재사용하자고 생각했다.
![]() 샴푸바로 머리 감는 모습. 샴푸바로 비빈 부분에 거품이 많이 나 있다. |
일반 샴푸와 다른 점은 거품을 물로 헹굴 때 느껴졌다. 잔여감 없이 거품이 깨끗하게 헹궈졌다. 약간의 뽀득함(?) 덕분에 확실한 세정력도 느낄 수 있었다. 걱정했던 것만큼의 뻣뻣함은 없었다.
머리를 말리자 뻣뻣함이 좀 더 느껴졌다. 하지만 정전기가 심한 겨울철 아니면 귀찮아서 트리트먼트나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샴푸만 하던 터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혹시 몰라 회사 동료들에게 “나 오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머리칼의 차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단점을 꼽아보자면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약간의 뻣뻣함이겠지만, 다음날 트리트먼트와 함께 사용했더니 해결됐다.
![]() S고리로 샴푸바를 걸어놓은 모습. |
그럼에도 장점은 더 분명했다. 먼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거품망과 S고리는 재사용할 수 있으니 샴푸바를 다 썼을 때 나오는 쓰레기는 ‘제로’가 된다.
플라스틱 통에 담긴 액체샴푸는 거의 다 썼을 때 불편함이 가장 크다. 펌핑도 잘 안 되고 열심히 뒤집고 손가락을 넣어가며 써야 한다. 분리수거 하기 전 깨끗하게 씻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나오는 거품 탓에 많은 물을 써야 한다. 샴푸바 사용은 이러한 불편함으로부터 해방이다.
또한 제품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구매해 사용해본 시드물 제품은 5,900원(100g)이다.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가 넘쳐 흐른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사용기였기에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삼푸바를 더 찾아봤다. 주의해야 할 성분이 있었다. 리모넨, 리날롤, 신남알, 유제놀, 벤질벤조에이트 등이 들어간 제품은 피부 혹은 눈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샴푸바를 구매해 사용해보고 나와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샴푸뿐만 아니라 트리트먼트와 바디워시도 비누로 도전할 것이다. 분리수거가 귀찮아서라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야겠다. 일반 샴푸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샴푸바 사용을 적극 추천한다.
/문소영 기자 ms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