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300㎜ 기록적 폭우…광주·전남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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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300㎜ 기록적 폭우…광주·전남 피해 속출
함평 수리시설 관리원 1명 실종
주택·도로·시설하우스 침수
아파트 옹벽 붕괴에 땅 꺼짐도
제방 무너져 주민 긴급 대피
2023년 06월 28일(수) 19:50
28일 오전 광주시 북구 동초등학교 인근 석곡천 제방이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50m가량 무너져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전남에 하룻밤 사이 300㎜ 가량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1명이 실종되고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에선 전자식 수문을 열기 위해 함평천에 들렸던 60대 여성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고 곳곳에서 논이 물에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상가와 주택, 도로가 물에 잠겨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고 교통이 통제됐다. 한꺼번에 쏟아진 비 때문에 제방이 무너져 일부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등 하룻밤 사이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7일 낮 12시부터 28일 오후 3시까지 광주지역에 274.6㎜의 비가 쏟아졌다. 광주에는 27일 밤 8시 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밤 9시 10분께 ‘호우경보’로 상향됐다.

전남에도 물폭탄이 쏟아졌다. 담양 동산에는 217㎜, 화순 북면 207.5㎜, 함평 202㎜, 보성 193.4㎜, 곡성 190㎜ 등의 비가 내렸다.

27일 밤 10시 30분께 함평군 엄다면에서 60대 수리시설 관리원 A씨가 수문을 점검하다 실종돼 소방본부를 중심으로 28일 오후 5시까지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농어촌공사로부터 위탁받은 함평천 수문 관리인으로, 배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수문에 걸린 수풀을 제거하려다 불어난 빗물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낙뢰와 비로 인한 피해신고가 밤새 이어졌다.

28일 새벽 5시 50분께 북구 석곡동 석곡천에서는 불어난 물로 제방 50m가 무너졌다. 이로인해 제방 인근 마을 주민 100여명이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해당 제방은 지난 2020년에도 폭우로 무너진 적이 있다.

석곡동 죽곡마을에 사는 주민 문찬식(75)씨는 “석곡천 제방은 3년 전뿐 아니라 태풍 매미 때도 무너져 올해가 세번째다”라며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제방이 무너져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비로 토사가 밀려들어 농사를 망쳤다는 조원식(81·북구 석곡동)씨는 “3년 전에도 논과 인접한 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큰 손해를 봤는데 올해도 또 농사를 망쳤다”며 “보상보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동구에서는 28일 새벽 2시 40분께 소태동에서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주택 지붕을 뚫고 방으로 들어와 12명의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같은 날 새벽 3시 40분께는 증심천교가 범람할 우려에 6세대 12명이 인근 사무실 등지로 임시 대피하기도 했다.

침수되는 곳도 많았다. 27일 밤 11시께 매월동 농수산물유통센터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남구에서는 백운동의 한 지하마트와 방림동과 양림동의 지하주차장, 봉선동의 지하노래방 등이 침수됐다. 28일 오전 6시 30분께에는 풍암동의 한 아파트 옹벽이 붕괴되기도 했다.

백운동에 사는 김창식(62)씨는 “3년 전 폭우로 큰 물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대비가 하나도 되지 않았었다”며 “침수 피해에 완벽하게 대비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며칠전부터 많은 비가 온다고 했으면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땅 꺼짐 현상도 발생했다. 조선대학교 앞 지하철공사 현장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씽크홀(가로 2m·세로 5m,깊이 2m)이 발생했다. 광주교육대 앞 2차선 도로에서도 3m 깊이의 구멍이 생겼다.

또 각화동 각화IC 진입램프 주변 사면이 유실되면서 2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차량이 통제돼 지나가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산동교와 운남교 등 9곳은 밤 사이 잠시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벼·콩 등 농작물과 시설하우스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나주(486㏊)를 비롯해 보성(415㏊), 고흥(307㏊), 곡성(154㏊), 여수(145㏊), 장성(125㏊), 함평(85㏊) 등지에서 1858㏊의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나주(2.2㏊), 보성(1.6㏊) 등 3.8㏊의 시설하우스도 침수돼 멜론·레드향·애호박·파파야 등이 물에 잠겼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담양을 비롯한 전남 곳곳에서 도로 침수 등 38건의 피해 신고가 119상황실로 접수돼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현장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22개 시·군 직원들이 농가나 공공시설을 돌며 피해 상황을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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