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박통일씨 “농사에 적합한 소프트 로봇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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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박통일씨 “농사에 적합한 소프트 로봇 만들고 싶어요”
2023 으뜸인재 <2>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자체 변형 가능한 구동기 개발
대전 카이스트 석사…9월 하버드대 박사과정 지원
2023년 06월 21일(수) 19:10
“연구를 할 때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연구와 실험이 주는 그 짜릿함이 있어요. 지금도 물론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재미가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연구와 실험의 길을 고집하며 노력해온 박통일(34)씨가 2023년 제4기 전남도 도비 유학생에 선정됐다.

그는 2015년 2월 전남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전 카이스트에서 1년여간 연구를 도왔다. 이후 석사과정에 입학해 2018년 학위를 받은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1년 동안 인턴 연구원으로 지냈다.

아버지의 대장암 선고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야 해 대학원을 포기하고 취업하려고도 했고, 석사 학위를 받은 뒤에는 결혼과 함께 광주에 자리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소프트 로보틱스’입니다. 실리콘 같은 유연한 재료로 만들어진 로봇으로,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죠. 특히 인구 감소, 고령 인구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사일에 적합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박씨는 석사 과정 중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자체 변형이 가능한 유연한 구동기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대학 3학년 때부터 약 10년간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연구에 임하면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4편을 내놓을 정도로 연구자로서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턴 연구원 시절에는 기존 기기의 단점을 보완한 전기유압식 그리퍼(gripper·잡는 기계 또는 도구)를 개발하는 등 로봇의 매커니즘을 꾸준히 분석해오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으로 직장을 옮긴 후 보다 정밀하게 강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는 유연한 그리퍼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증명해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는 하지만 독립된 연구자로 서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연구자라면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며, 논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 더 높은 수준의 연구와 실험을 주도하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마음 속에 담고 있었던 박씨에게 도비 유학생 선정 공고는 한 줄기 빛이었다.

부인 송한나(37)씨와 두 자녀의 응원을 받으며 면접에 나가 당당히 뽑혔다.

“전남에서 농부인 아버지의 농사를 도우며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상상력과 호기심을 길렀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게 구조와 기계에 관심을 가졌고 전공도 그 연장선상일 겁니다. 전남이 저를 있게 했고, 성장시켰으며, 새로운 문을 열 수 있게 해준 거죠.”

그는 오는 9월 미국 하버드대 기계공학 박사과정에 지원할 예정이다. 결과는 내년 4월에나 나오는데, 그동안 연구 실적을 감안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버드대를 선택한 이유는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개별 전공없이 상호 융합 연구를 진행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교수들도 출중하다고 판단했다.

“박사학위를 받으면 바로 귀국해서 연구자로서 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이삼순·63), 독박육아에도 열심히 뒷바라지 해준 아내, 조급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신 박규해 전남대 기계공학과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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