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도시 재생 시설 만들려면- 이봉수 광주도시공사 도시주택연구소장
  전체메뉴
지속 가능한 도시 재생 시설 만들려면- 이봉수 광주도시공사 도시주택연구소장
2023년 01월 30일(월) 00:30
올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순하고 귀여우면서도 영리한 이미지 덕분에 예로부터 머리 좋은 동물로 여겨져 왔다. 별주부전에서 꾀가 많고 임기응변이 뛰어난 동물로도 묘사되어 있다. 또한 토끼는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에 풍요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계묘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계묘년을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풀이해 놓은 내용을 보면 새싹에 비가 살살 뿌려지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다. 뭔가 파릇파릇한 생명력의 느낌이 든다. 또한 자기를 드러내는 기운도 가지고 있다 하니 스스로를 꾸미고 다양한 어울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토끼처럼 바삐 움직여 주변 사람들과 탄탄한 인간관계를 구축해 보는 해로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단 상황을 잘 판단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굳이 계획을 고집하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센스가 필요한 때라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의 큰 정책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변화된 정책과 사업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센스가 중요한 때다. 도시 개발이나 재생 그리고 대형 개발 사업 등 향후 진행될 사업들을 바라보고 실현하는 방법 모두 바뀐 환경에 따라 대처법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의 목적과 규모, 진행 방법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얼마 전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한 TV 뉴스를 보면서 상당히 부풀려져 있고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국비와 지방비로 투입되는 도시 재생 사업비는 실제 발표된 사업비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다. 경제 기반형인 광주역의 경우 1조 156억 원 중 500억 원을 제외하고 부처 연계 사업이나 기금 등의 사업비이고, 백운광장은 879억 원 중 300억 원을 제외하고 579억 원, 서남동 인쇄의 거리는 1713억 원 중 1413억 원이 기금이나 부처 연계 사업 관련 사업비다. 다른 부처나 민간의 투자가 필요한 사업비까지 총액에 포함돼 있어 사업비가 부풀려져 있는 부분도 있다. 물론 이런 연계 사업들이 모두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투자가 중단되거나 여러 이유로 사업 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큰 금액이 투자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민은 허탈감과 배반감 그리고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내용은 정확히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에서 도시 재생 관련 사업이 중단되거나 평가 과정에서 경제적 효과를 우선시하면서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 재생 사업의 방향성 특히 지방 정부가 지역적 특성에 맞게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재생 사업의 형태나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도시 재생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가 있다. 도시 재생 사업으로 각 지역에 만들어진 각종 커뮤니티 시설들을 지역민에 의해 자생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관리·운영되도록 계획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원이 끊어지면 자생력을 잃고 시설들이 방치되면서 지역의 흉물이나 골칫덩이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기반형이나 중심 시가지형 사업들은 상업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일반 시민이나 지역 상인이 주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같이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시설인 반면 주거 지역의 커뮤니티 시설들은 좀 더 세심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 않으면 앞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과거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임대료 지원 사업들도 지원이 끊어지는 시점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지속 가능하지 않는 보여 주기식 사업들로 인해 비난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민이 참여하는 마을 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교육하고 관리하는 주체의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재생 사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