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문화 화제(1)] “아직 끝나지 않은 5월 다룬 ‘푸르른 날에’ 일본에 소개”
연출가 후지와라 카나
25~28일 日한일극장 교류센터 공연
지난해 광주 방문해 오월 현장 찾아
25~28일 日한일극장 교류센터 공연
지난해 광주 방문해 오월 현장 찾아
![]() <후지와라 카나 제공> |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희곡 ‘푸르른 날에’가 낭독 무대로 일본을 찾는다.
희곡 ‘푸르른 날에’는 정경진 작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피어난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그 후 30여년 인생 역정이 담긴 글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 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다.
한일연극교류센터는 한국의 희곡을 일본에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달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한일극장 교류센터에서 ‘푸르른 날에’ 낭독 무대를 연다.
이번 낭독 무대는 연극으로 각색된 대본이 아닌 희곡 원작 번역 그대로 관객들에게 선보여진다. 무라야마 데쓰야가 번역을 맡으며 쓰지 교헤이, 히로카와 마나미 등 13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연극의 연출을 맡은 후지와라 카나 연출가는 지난해 12월 10박 11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광주에 가지 않고는 희곡에 몰입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현지에서 희곡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방문했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첫날인 2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일정을 보낸 후지와라 연출가는 이후 6일부터 본격적으로 광주와 전남의 5·18 유적지, 관계자 등을 만났다.
먼저 5·18 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을 비롯해 김정례, 오재일, 김희 전남대 교수 등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희곡 ‘푸르른 날에’의 작가 정경진을 만났다. 정 작가는 희곡이 상연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상연됐을 당시의 반응 등에 대해 설명했다. 목포 출신 정 작가는 중학생 때 고향에서 시위를 목격하며 광주의 5·18에 대해 알게돼 희곡을 쓰게 됐다고 희곡 작성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에는 광주로 돌아와 김형미 오월 어머니의 집 관장, 윤청자 오월 민주 여성회 회장과 시간을 가졌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이 외에도 5·18기념관과 구 도청, 5·18 망월동 묘지, 광주 남동성당, 광주시민아파트 등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방문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맡기 전까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역사 시간에 들어보기만 했던,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불과했다. 한국에 이처럼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희곡 ‘푸르른 날에’를 읽었을 당시 ‘이렇게나 잔혹한 일이 있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자연과 5·18 투쟁 장면의 대비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에서 그려내는 여성상을 통해 당시 한국의 여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당시의 아픔을 쉽게 이해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을 했고 절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몸과 마음을 다해 할 수 있는 한 보고 듣고 느끼며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5·18 유적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방문한 소감으로 후지와라 연출가는 ‘아직 5·18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며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고통을 알게 됐고 ‘일본인인 나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 커다란 고통을 어떻게 일본에 가지고 갈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푸르른 날에’는 일본의 정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더 나아가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푸르른 날’에 낭독을 통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자체를 이해하도록 강요하는게 아니라 이를 통해 관객 저마다의 삶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마주해 자신에게 맞는 의미를 찾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희곡 ‘푸르른 날에’는 정경진 작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피어난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그 후 30여년 인생 역정이 담긴 글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 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다.
한일연극교류센터는 한국의 희곡을 일본에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달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한일극장 교류센터에서 ‘푸르른 날에’ 낭독 무대를 연다.
연극의 연출을 맡은 후지와라 카나 연출가는 지난해 12월 10박 11일의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광주에 가지 않고는 희곡에 몰입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현지에서 희곡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방문했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먼저 5·18 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을 비롯해 김정례, 오재일, 김희 전남대 교수 등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희곡 ‘푸르른 날에’의 작가 정경진을 만났다. 정 작가는 희곡이 상연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상연됐을 당시의 반응 등에 대해 설명했다. 목포 출신 정 작가는 중학생 때 고향에서 시위를 목격하며 광주의 5·18에 대해 알게돼 희곡을 쓰게 됐다고 희곡 작성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에는 광주로 돌아와 김형미 오월 어머니의 집 관장, 윤청자 오월 민주 여성회 회장과 시간을 가졌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이 외에도 5·18기념관과 구 도청, 5·18 망월동 묘지, 광주 남동성당, 광주시민아파트 등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방문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맡기 전까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역사 시간에 들어보기만 했던,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불과했다. 한국에 이처럼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희곡 ‘푸르른 날에’를 읽었을 당시 ‘이렇게나 잔혹한 일이 있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자연과 5·18 투쟁 장면의 대비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에서 그려내는 여성상을 통해 당시 한국의 여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당시의 아픔을 쉽게 이해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을 했고 절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몸과 마음을 다해 할 수 있는 한 보고 듣고 느끼며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5·18 유적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방문한 소감으로 후지와라 연출가는 ‘아직 5·18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며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고통을 알게 됐고 ‘일본인인 나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 커다란 고통을 어떻게 일본에 가지고 갈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연출가는 “‘푸르른 날에’는 일본의 정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더 나아가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푸르른 날’에 낭독을 통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자체를 이해하도록 강요하는게 아니라 이를 통해 관객 저마다의 삶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마주해 자신에게 맞는 의미를 찾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