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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의 품격-임동욱 선임기자
2022년 07월 05일(화) 00:10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해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번 정상회의 기간 동안 김 여사가 각국 정상 및 배우자들과의 소통 등을 통해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김 여사가 순방 기간 동안 입었던 옷과 액세서리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에 김 여사의 행보가 그리 편하지 않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경력 논란이 일자 “영부인이 아닌 배우자로 내조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피의자 심문 조사 불응 등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점도 좋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부인은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관계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검소함’을 실천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는 소외계층을 챙기는 활발한 봉사활동과 함께 민심의 쓴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 ‘청와대 속 야당’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이자 동지적 관계였던 이희호 여사는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여성부 출범과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등에 역할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여사는 1972년생으로 올해 49세다. 민주화 이후 역대 최연소 영부인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사업가 출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과거 내조형에서 벗어난 영부인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공정과 상식’을 바탕으로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을 챙기는 진정성도 요구된다. 영부인의 존재감은 국민적 공감에 빛나고, 영부인의 품격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