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속 숨은 조연들-노승대 지음
주인공 부처님 돕는 절집 곳곳의 조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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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 함께’에는 주인공인 망자(亡子) 자홍의 생전 선악을 심판하는 명부 존재로 염라대왕을 비롯한 ‘시왕’이 나온다. 영화 ‘사바하’에는 악귀를 잡는 악신으로 사천왕이 소개된다. 만화 ‘극락왕생’에는 관세음보살과 지상보살, 문수보살 외에도 주인공을 돕는 도명존자와 라이벌 무독귀왕이 등장한다.
언급한 작품들은 제목만으로도 스릴러를 느끼게 한다. 불교 사찰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인 ‘조연’들이 다양한 콘텐츠의 소재와 모티브로 차용되고 있다. 사찰을 하나의 무대라고 가정할 때 주인공은 당연히 ‘부처님’이다. 그러나 절집에는 부처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는 조연들이 많다.
일주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화난 얼굴로 아래를 내려 보는 조형물을 만난다. 어떤 것은 날 선 무기를 든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칫 뭐라도 잘못을 했다가는 들어가는 것은 고사하고 벌을 받을 것도 같다.
사찰 구석구석 기묘한 존재들의 내력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의 작가 노승대 씨가 저자다. 그는 1975년 입산해 광덕 스님을 은사로 모셨으며 10여 년 뒤 하산했다. 그에 따르면 “구도의 길에서는 내려왔으나 그 길에서 찾았던 ‘우리 문화’에 대한 열정은 내려놓지 않았다”고 한다. 1993년부터 문화답사모임 ‘바라밀문화기행’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7년간 인사동 문화학교 교장을 맡기도 했다.
저자는 사찰은 신전(神殿)이라고 규정한다. 중심 전각에 부처님을 제외하고도 군데군데 초월적인 능력과 기괴한 모습을 지닌 존재들이 있다. 물론 조각이나 그림으로 새겨져 있는 이들은 큰 사찰일 경우 100명 이상이 된다.
사찰 속 다양한 존재들은 일반인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남다른 의미를 준다. 저자는 40여 년 사찰 문화답사 경력 전문가답게 ‘절집의 숨은 존재’들을 소개한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후 세계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말하는 명부 존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옥 중생의 구제를 대원(大願)으로 삼은 지장보살과 협시(挾侍)인 도명존자·무독귀왕, 열 명의 지옥 심판관인 시왕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2부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를 보호하는 ‘호법신중’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주인공이다. 사찰 입구에서 위협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 사천왕과 금강역사를 비롯해 신중들을 호령하는 젊은 장군 신 위태천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3부는 부처님 가까이에서 좌우를 담당하는 협시, 괴팍한 성격을 가졌지만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존재 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 존재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도 곁들어진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 전통문화와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작은 밑거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우연히 사찰에 들른다 하더라도 그러한 문화재들 속에 감추어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 정신문화를 지켜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불광출판사·3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일주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화난 얼굴로 아래를 내려 보는 조형물을 만난다. 어떤 것은 날 선 무기를 든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칫 뭐라도 잘못을 했다가는 들어가는 것은 고사하고 벌을 받을 것도 같다.
사찰 구석구석 기묘한 존재들의 내력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 순천 송광사 광원암 지장보살도. <불광출판사 제공> |
사찰 속 다양한 존재들은 일반인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남다른 의미를 준다. 저자는 40여 년 사찰 문화답사 경력 전문가답게 ‘절집의 숨은 존재’들을 소개한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후 세계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말하는 명부 존재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옥 중생의 구제를 대원(大願)으로 삼은 지장보살과 협시(挾侍)인 도명존자·무독귀왕, 열 명의 지옥 심판관인 시왕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2부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를 보호하는 ‘호법신중’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주인공이다. 사찰 입구에서 위협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 사천왕과 금강역사를 비롯해 신중들을 호령하는 젊은 장군 신 위태천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3부는 부처님 가까이에서 좌우를 담당하는 협시, 괴팍한 성격을 가졌지만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존재 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 존재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도 곁들어진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 전통문화와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작은 밑거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우연히 사찰에 들른다 하더라도 그러한 문화재들 속에 감추어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 정신문화를 지켜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불광출판사·3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