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의 디바’ 윤선애 “‘오월의 노래’ 광주 전남 젊은 세대에게 ‘씨앗’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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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의 디바’ 윤선애 “‘오월의 노래’ 광주 전남 젊은 세대에게 ‘씨앗’되길”
26일 담양 해동문화예술촌…기타 최한솔, 임의진 시인과 무대
민중가요 음반 발매…윤상원 열사 전국 순회전서 공연 참여도
2022년 03월 20일(일) 14:45
<윤선애 제공>
‘오월의 노래’,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날이 오면’, ‘저 평등의 땅에’ 등 1980년대 민주화 물결을 이끌었던 목소리의 주인공, 가수 윤선애(57)가 광주·전남 시민들을 만난다.

오는 26일 오후 5시 담양 해동문화예술촌에서 ‘앙코르 해동’ 행사가 열린다. 첫 행사 ‘자유는 그 꽃을 향한 미소’에서는 윤선애와 기타리스트 최한솔, 시인 임의진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앞서 광주에서 여러 차례 공연했었지만, 이번은 더욱 특별합니다. 지난해 서울·인천 등에서 열린 윤상원 열사 전시회에서 공연할 때, 함께 있었던 5·18 유가족 분들이 광주 시민들과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왔어요. 임의진 목사님이 도와주신 덕에 그 제안을 실천하게 됐습니다.”

윤선애는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대학생 연합 노래모임 ‘새벽’ 출신으로 1980년대 민주화 현장에서 앞장서서 민중 가요를 불렀다. 새벽 소속으로 대중음악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공연에서도 자주 참가하며 이름을 알렸다.

윤선애는 당시 불렀던 민중가요들을 다시 녹음해 지난해 독집 음반 ‘민주주의의 노래’를 출반했다. 변변한 스튜디오도 없이 벽에 계란판을 붙여가며 녹음했던 시절 민중문화운동협의회 이름으로 카세트 테이프에 기록했던 창작곡들이 담겼다.

“새로운 세대에게 ‘그 때 이런 노래를 불렀다’고, 기록으로 남겨 주고 싶었어요. 한 사람이라도 노래가 만들어진 이유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면서요. 그날의 목소리가 과거에 묻히는 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씨앗이나 동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윤선애는 “새벽 문승현 선배가 작곡한 ‘오월의 노래’는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 중 하나다. 지금도 부를 때마다 가슴이 저린다”며 “마치 오월 현장에 있는 것처럼, 민주화 현장에서 산화하신 분들의 죽음과 눈물이 노래를 통해 전해져 온다”고 말했다.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로 한때 ‘민중가요계의 디바’라 불렸던 윤선애지만, 정작 그는 “‘민중 가수’라는 칭호는 저와 안 어울린다”고 말한다. 처절한 민중의 삶에 직접 뛰어들어 노래하진 못했다는 설명이다. 대신 음악가로서 시대의 아픔에 쓰러져간 사람들에 공감했고, 노래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랐다고 한다.

음악가로서 그의 열정은 새벽이 공식 해체된 1993년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졌다. 교사와 학원강사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전통음악 ‘정가’를 배우며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고자 힘썼다. 지난 2005년 첫 개인음반 ‘하산’을 낸 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담은 음반을 발매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대중가요와는 약간 다르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부르는 게 아니라, 장르나 영역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노래 세계를 개척하고 싶습니다.”

한 곡을 부르더라도 수없이 연습하고 실수한 끝에 자신만의 노래를 완성한다는 윤선애. 이번 공연에서는 1980년대를 추억하는 곡뿐 아니라 ‘음악가 윤선애’로서 연마해온 노래를 전해줄 예정이다. 입장료 무료.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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