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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대, 광주 공동체가 해야 할 일-윤희철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2021년 11월 29일(월) 03:30
최근 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ESG란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거버넌스(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이 환경 보호에 힘쓰고, 약자 보호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법과 윤리를 지키는 경영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불과 1년 전 만 해도 이렇게 관심을 받는 주제가 아니었다. 올 들어 ESG를 소개하는 책이 20여 권 넘게 나온 걸 보면 격세지감이다.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다.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ESG를 말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다들 그저 추상적으로 접근한다. 세상이 바뀌고 해외 다국적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앵무새처럼 말할 뿐이다. 정작 우리나라 기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경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아직까진 별다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의 문제에 왜 호들갑이냐 물을 수 있다. 문제는 예전처럼 기업이 영리 추구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환경과 사회를 위해 가치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투자처에 ESG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 평가를 해 보니 ESG 경영을 하는 곳이 성과가 좋다는 인식이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올해 갑자기 국내 은행들 상당수가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배경에는 은행들이 스스로 탄소중립에 동참하고자 한 것도 아니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유사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삼성·현대·SK·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ESG를 이야기하고 탄소중립을 선언하거나 ESG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이를 요구한다거나 수출 기업의 경우 ESG 보고서를 요구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과 사회적경제 기업에도 가치 소비에 부합한 서비스를 요구하게 된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기업이 환경·사회·거버넌스를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요소로 만드는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경제 기업은 ESG 관점에서 보면 사회(S)와 지배구조(G)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조합원이 참여하는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만 알려주면 해결할 방법은 충분히 있고, 오히려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삼을 수 있다.

광주의 기업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광주시와 시의회, 상공회의소, 테크노파크,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등 유관 기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SG 인증 프로그램을 지자체 차원에서 준비해서 기업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광주의 기업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큰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도 기업이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광주시의회에서 ESG 경영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법·제도는 이미 마련된 셈이다. 이제 기업이 직접 대응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교육과 함께 ESG 보고서 작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ESG 경영을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광주는 기업이 좋은 경영 활동을 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움직일 때 가능하다.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가 ESG 경영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이 광주의 환경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배려하며, 투명한 경영을 하는 것. 바로 이것이 다음 버전의 광주형 일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