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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페퍼스’ 광주 팬들 마음 사로잡았다
끈기·투지·패기 넘치는 플레이 KGC인삼공사에 첫세트 따내
엘리자벳 공격·하혜진 호수비 예상보다 강한 전력 관중들 환호
2021년 10월 20일(수) 20:00
AI페퍼스 선수들이 지난 19일 광주시 서구 페퍼스타디움(염주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득점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최약체’로 평가받던 여자 프로배구 신생팀 AI페퍼스가 끈기와 투지, 패기로 ‘화끈한 매운맛’을 보여줬다.

AI페퍼스는 19일 홈구장인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홈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세트 스코어 1-3(25-16, 20-25, 21-25, 17-25).

당초 이번 경기에서 AI페퍼스는 1세트를 따기도 어려울 거란 예상이 중론이었다.

KGC인삼공사는 이소영·염혜선·박은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3명을 포함해 베테랑이 포진한 데 비해 AI페퍼스는 특별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팀 결성도 5개월밖에 안 됐으며, 전국체전에 참가한 신인 선수 6명이 지난 14일 복귀해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도 5일밖에 안 됐다.

하지만 AI페퍼스는 엘리자벳의 화끈한 공격력과 안정적인 리시브·디그, 열정적인 수비로 역사적인 첫 세트를 따내는 등 선전했다.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 엘리자벳은 유감없이 실력을 입증했다. 22득점을 올린 엘리자벳은 양 팀 합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1세트에서만 2번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노련한 하혜진의 호수비도 돋보였다. 원래 라이트인 하혜진은 이날 임시 센터로 포지션을 바꿔 출전했다. 하혜진은 0-1에서 상대 센터 한송이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해 첫 득점을 올렸다.

김형실 AI페퍼스 감독도 “기대 이상으로 해 줬다. 블로킹을 한 게임, 한 세트에 한 선수가 하나씩만 잡으라고 주문했었다. 하혜진이 경험 있는 선수로서 블로킹을 5번 잡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인삼공사도 기세등등한 AI페퍼스에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삼공사는 1세트에서 범실 7개를 쏟아내며 고전했다.

2세트 이후로 침착함을 되찾은 인삼공사에게 연속 3패를 내주긴 했지만, AI페퍼스는 꾸준히 점수차를 좁히며 압박을 가했다. 3세트에서는 엘리자벳이 재치 있는 다이렉트킬까지 성공시키며 21-21까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AI페퍼스는 무엇보다 공을 놓지 않는 끈질긴 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이한비는 4세트 3-3에서 수비에 잘못 맞은 볼이 사이드라인을 넘어간 채 상대 네트 너머로 흐르자, 끝까지 달려들어 볼을 살려냈다. 이어 엘리자벳이 강력한 스파이크로 득점까지 연결시켰다. 이같은 장면이 이후로도 수 차례 이어졌고, 그 때마다 관중석에서도 열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 감독이 경기 전 주문했던 “최선을 넘어 전력을, 사력을 다 하라”는 주문이 선수들에게 녹아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이후 “전체적으로 봤을 때 2% 부족했다. 연습이 부족했다”며 “만족하진 않지만, 선수들이 화이팅하며 근성있는 수비를 보여주는 등 열심히 잘 해 줬다. 다음에는 더 나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볼을 끝까지 포기 안하고 처리해 준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이렇게 한 세트, 한 게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AI페퍼스는 오는 22일 오후 7시 페퍼스타디움에서 GS칼텍스와 홈 2차전을 치른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