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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의 미래와 문화 역량
2020년 10월 19일(월) 00:00
이현진 경영학 박사·전 목포시청 국장
최근 코로나 덕택에 색다른 문화 체험을 하며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 지인으로부터 값진 문화 콘텐츠를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오는 심리적 고립을 피하고 느슨해진 감성을 추슬러 보라며 뉴욕 필하모닉의 ‘아리랑’ 공연과 미국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 공연 실황 등 2개의 음원을 보냈다. 장엄함이 묻어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우리 민족의 숨결이 밴 ‘아리랑’ 선율이 연주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 벅찬 감회를 느꼈다.

또한 세계 3대 음악 축제라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 공연도 보았는데 열기나 규모가 실로 대단했다.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지난해 공연 실황을 보았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실내악 공연과 재즈, 그리고 무명 뮤지션부터 세계 톱클래스 스타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분 없이 100개 이상의 공연장에서 50개국 2500여 팀들이 열띤 향연을 펼친다. 공연뿐만 아니라 문화 관련 최신 트렌드 콘퍼런스와 마케팅 행사도 병행해서 열린다. 부스 판매 등 부대 수입만 수백 억 원에 달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의 K-팝 가수들도 여기에 참여하여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당당하게 기량을 겨루었는데 경쾌한 리듬과 신나는 댄스 퍼포먼스가 조화된 수준 높은 공연 내용에 외국인 관람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대견스러움과 함께 한류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었다. 좋은 공연을 온라인으로 보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공유할 만큼 세상이 가깝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난데없는 외국 축제 이야기를 왜 끄집어 내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문화 상품이 가진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하고 싶어서다. 유튜브에 기반을 둔 ‘방탄소년단과 K-팝’의 전 세계적 열풍은 문화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결합됐을 때 어떤 시너지가 일어나는지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이는 곧 예향의 도시이자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라고 자부하는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이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문화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아야 하며 문화적인 삶이라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에는 문화가 산업이나 관광과도 결합되면서 부가 가치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 문화 기술(Culture Technology)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기술로 각광받고 있고 문화 콘텐츠 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 같은 대규모 행사가 아직 우리에게 먼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해야 될 장기적인 과제라 여기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관광 산업은 문화·공연 산업을 결합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추세다. 따라서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시민, 사회단체, 행정 당국이 주체가 되어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설정해 지금부터 차분하면서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행히 목포가 ‘대한민국 4대 관광 거점 도시’로 선정돼 머지않은 장래에 좋은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생생한 삶의 목소리, 전문가들의 체계적이고도 과학적인 분석 자료, 그리고 5G시대를 맞아 디지털·빅 데이터·인공 지능(AI)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관광 추세를 선도하는 내용들이 ‘대한민국 4대 관광 거점 도시’ 청사진에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문화적 욕구가 분출하는 21세기, 이제부터는 문화를 버팀목으로 삼아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구상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