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여·순 상흔’ 6편의 단편에 담아”
순천 출신 정미경 작가 소설집 ‘맹자야 제발 덕분에’
역사적 사건 증언 의미와 소설적 미학 등 구현
역사적 사건 증언 의미와 소설적 미학 등 구현
![]() 소설집 ‘맹자야 제발 덕분에’를 펴낸 순천 출신 정미경 작가. |
증언을 담은 소설은 묵직하다. 본질적으로 소설은 허구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지만, 증언이 내재된 서사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역사적 증언이 담긴 작품은 작품 속에서 인물이 겪어야 했던 곡절과 상흔, 아픔이 절절히 형상화되는 특성 때문에 독자들 또한 일정 부분 트라우마를 느끼게 된다.
국립순천대 국어교육과 강사인 정미경 작가가 최근 펴낸 1948년 ‘여순’을 모티브로 한 ‘맹자야 제발 덕분에’(문학들).
순천 출신인 정 작가는 2004년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제3회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은 역사적 사건을 역사의식의 토대 위에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가에 따르면 증언의 의미도 있지만 소설적 미학에도 신경을 썼다.
그동안 정 작가는 순천대 10·19여순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만난 유족들은 무려 600여 명에 이른다.
5일 인터뷰에서 정 작가는 첫 소설집을 낸 이후 “후손들이 겪는 고통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소명 의식”의 중압감으로 인해 “단 한 줄의 소설도 쓸 수 없었다. 유족들의 아픔을 글로 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분들이 한 분 두 분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과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듯하고 무언가 빚을 진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덧붙였다.
작품집에 실린 소설은 모두 6편. ‘맹자야 제발 적분에’을 비롯해 ‘고요한 일’, ‘나무에 대한 예의’, ‘흰꽃’, ‘구멍’, ‘달팽이의 뿔’이 담겼다. 1년에 한 두편씩 해서 4년만에 완성했다.
김영삼 평론가는 “작가의 새로운 소설들은 가혹한 진실에 얽힌 피 묻은 문장 위에 픽션적 장치들을 덧입힘으로써 한 걸음 더 진화한 듯하다”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픈 여자들’의 신경증적 증상들이다”고 평했다.
정 작가가 이번 소설집을 펴내기까지는 일정 기간 휴기기가 있었다. “그동안 애써 외면하면서도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며 “사실은 소설집 출간을 앞두고 적잖이 망설였다”고 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거리두기가 쉽지 않았을 거였다. 미학적 측면보다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소설적 완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수록된 글이 적잖게 ‘열에 들떠 쓴 작품들’”이라며 발간을 주저했던 이유를 밝혔다.
표제작 ‘맹자야 제발 덕분에’는 군인과 산사람 가운데에서 생존을 담보해야 했던 맹자의 이야기이다. 산사람들 강압으로 인민위원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맹자 부친은 군인들의 총살로 죽음에 이른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있던 숙부도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집에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여자들이다. 맹자는 죽을 각오를 하고 산사람들이 내려오면 마을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맹자의 이런 모습은 회피하거나 주눅들어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닌 증언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태도다. 작가는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는 마음을 인물에 투영했다”면서도 “극복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도 함께 투영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특히 역사적 증언이 담긴 작품은 작품 속에서 인물이 겪어야 했던 곡절과 상흔, 아픔이 절절히 형상화되는 특성 때문에 독자들 또한 일정 부분 트라우마를 느끼게 된다.
순천 출신인 정 작가는 2004년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제3회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은 역사적 사건을 역사의식의 토대 위에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가에 따르면 증언의 의미도 있지만 소설적 미학에도 신경을 썼다.
그동안 정 작가는 순천대 10·19여순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만난 유족들은 무려 600여 명에 이른다.
그는 “유족분들이 한 분 두 분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과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듯하고 무언가 빚을 진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덧붙였다.
작품집에 실린 소설은 모두 6편. ‘맹자야 제발 적분에’을 비롯해 ‘고요한 일’, ‘나무에 대한 예의’, ‘흰꽃’, ‘구멍’, ‘달팽이의 뿔’이 담겼다. 1년에 한 두편씩 해서 4년만에 완성했다.
김영삼 평론가는 “작가의 새로운 소설들은 가혹한 진실에 얽힌 피 묻은 문장 위에 픽션적 장치들을 덧입힘으로써 한 걸음 더 진화한 듯하다”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픈 여자들’의 신경증적 증상들이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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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에 대한 거리두기가 쉽지 않았을 거였다. 미학적 측면보다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소설적 완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수록된 글이 적잖게 ‘열에 들떠 쓴 작품들’”이라며 발간을 주저했던 이유를 밝혔다.
표제작 ‘맹자야 제발 덕분에’는 군인과 산사람 가운데에서 생존을 담보해야 했던 맹자의 이야기이다. 산사람들 강압으로 인민위원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맹자 부친은 군인들의 총살로 죽음에 이른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있던 숙부도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집에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여자들이다. 맹자는 죽을 각오를 하고 산사람들이 내려오면 마을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맹자의 이런 모습은 회피하거나 주눅들어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닌 증언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태도다. 작가는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는 마음을 인물에 투영했다”면서도 “극복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도 함께 투영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