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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메이커 문화 확산이 답이다
2020년 10월 16일(금) 00:00
이 동 휘 동신대 교수·메이커스페이스사업단장
인간은 ‘호모 파베르’로서 도구와 기계 등을 만들고 발전시키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대량 생산-대량 소비’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정체되었던 호모 파베르의 갈망은 정보 통신 기술(ICT)의 발전을 통해 증폭되었고,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제작하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 대두되었다.

세계 최대 메이커스페이스 프랜차이즈의 전 CEO 마크 해치는 ‘Make(만들라), Share(나누라), Give(주라), Learn(배우라), Tool up(도구를 갖추라), Play(갖고 놀아라), Participate(참여하라), Support(지원하라), Change(변화하라)’라며 메이커 운동 선언을 주창했다. 개인의 취미로만 여겨지던 디아이와이(DIY)의 패러다임은 그의 선언과 함께 메이커 운동이라는 문화로 발전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은 메이커 활동을 취미 수준의 DIY 단계를 넘어 창업으로 연계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다방면으로 지원 중이다. 세계적으로 메이커 문화가 확산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실업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의 스마트화(사물 인터넷)가 진행되면, 산업의 생산 방식이 디지털화하고, 생산 인프라(통신망, 물류망, 에너지망)는 지능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되어 한계 생산 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계 비용 제로 사회의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빠르게 사업화되는 반면에 큰 고정 비용을 지불하는 기업은 어려움을 겪게 될 거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앞으로 710만 개의 직업이 사라지고, 200만 개의 직업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실제로도 많은 분야에서 기계(인공지능, IT)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미래에 대응하기 위하여 메이커 문화 확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과학·기술·공학 분야의 융합형 인재를 키우고자 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을 추진해 2020년 현재 전문 랩 12개, 일반 랩 177개 등 189개의 메이커 스페이스가 운영되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 일반 랩은 학생·일반인들이 목공 장비,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생활 속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문 랩은 일반 랩의 기능에다 레이저 커팅기, 컴퓨터 수치제어(CNC) 선반 등 전문 제조 장비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과 양산까지 지원한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동신대 메이커 스페이스(전문 랩)가 에너지 신산업(IoE, 2차 전지, 에너지 빅 데이터 등) 분야의 제조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11월 개소를 목표로 메이커스 에너지 팜(Makers Energy Farm)을 구축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에너지 신산업 전문 메이커 양성을 위해 지난 6월부터 FARM(Fundamental of IoE, Adventure Design, Research and Development, Management and Marketting)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관리, 사물 인터넷, 인공 지능, 빅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에너지 신산업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찾아가는 메이커스 버스’를 운영해 호남 지역 구석구석을 방문하며 초·중·고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광주·전남 혁신도시 내 에너지 클러스터에 위치한 동신대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에너지 신산업 분야를 특성화해 관련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일반인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상상력 기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21세기 초 노동의 패러다임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도 작년과 확연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들이 명멸하고 있다.

인류는 이제 구태의연한 기술이 아닌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발돋움해야 할 시기에 도달했다. 한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우리 스스로 메이커가 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척자(Pioneer)가 되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