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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이 작가, 첫 소설집 ‘여섯 번째는 파란’ 펴내
2020년 09월 23일(수) 20:20
전시기획자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범현이 소설가가 첫 창작집 ‘여섯 번째는 파란’(문학들)을 펴냈다.

지난해 목포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는 이번 창작집에서 가난하지만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을 그린다. 수록된 작품 대부분이 그림에 관한 이야기다.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 타고난 작가의 이야기 ‘목포의 일우’를 비롯해 그림과 생계를 병행해야 하는 고통을 그린 ‘여섯 번째는 파란’, 걸개그림 작업을 하면서 포스터를 붙이는 청춘을 그린 ‘가죽가방’이 그렇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목포의 일우’는 남종산수화의 대가 남농 허건의 이야기다. 소치와 미산을 잇는 가계에서 태어난 허건은 가난한 화가의 길을 가지 말라는 선친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결국 화업의 길로 들어선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고단한 현실과 28세의 나이에 시작된 골습(骨濕)은 그를 괴롭힌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열정은 모든 악조건을 견디는 힘이 된다. 통증과 번민 속에서 그는 그림의 신에게 다리 하나를 제물로 바쳐 마침내 신남화풍을 개척하기에 이른다.

김주선 평론가의 “나의 일부를 잘라 내어도 끝끝내 예술을 고집하는 존재가 바로 예술가다. 예술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타협이야말로 예술가의 윤리이자 자유의 시작”이라는 표현처럼 남농의 예술혼은 모든 악조건을 뛰어넘는다.

표제작 ‘여섯 번째는 파란’의 화자 또한 가계의 생계를 책임지는 인물이다. 그림에 뜻을 두지만 소질이 없다는 혹평을 듣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때마다 화자는 판화가이자 타투이스트인 친구를 찾아가 위안을 얻는다.

한편 미술대학을 졸업한 범 작가는 전시서평과 전시기획을 하고 있으며 오월미술관을 운영 중이다. 2016년 지역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에세이 ‘글이된 그림들’을 발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