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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어린이 : 골목과 동무 대신 게임과 오락이 차지했구나
2020년 05월 07일(목) 00:00
로브리숑 작 ‘장난감가게’
“옛날 아이들은/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

<이문구 작 ‘옛날 아이들’중에서>

산동네 골목을 누비며 신나게 살았던 어린 시절이 오늘을 살아가는 힘임을 깨닫고 놀이 전문가가 된 작가 편해문은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책에서 “진정한 놀이는 물, 불, 바람, 흙 등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것들과의 원시적인 만남 자체”라고 말하고 “잘 놀아본 아이라야 행복을 찾아 나설 힘이 있다”고 강조한다. 마당과 골목과 동무를 잃어버려 또래 세계와 놀이터는 온통 위험과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차지했고 놀이 대신 게임과 오락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어린이날을 보내면서 아이들과 함께 원 없이 시간을 보내는 대신 으레껏 장난감가게에서 선물을 골랐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해본다. 어쩌면 오늘날은 그저 마음껏 놀고 또 노는 것도 어느덧 프로그램이나 학습이 필요한 시대가 되어버렸구나 하는 회한과 함께 말이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삽화가인 티몰레옹 마리 로브리숑(1831~1914)의 ‘장난감 가게’는 아이들이 진열장에 놓인 장난감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까치발을 하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두 손으로 유리창을 밀듯이 최대한 밀착해서 코를 납작하게 대고 바라보는 등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동서고금을 통해 아이들은 장난감을 본능적으로 좋아하고 또 이렇듯 귀여운 모습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 장난감을 고르는 시간이 행복했을 지도 모르겠다.

역사, 초상, 장르화가였던 작가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일상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그의 아이들 그림은 당시에도 매우 인기가 높아 판화로 제작돼 출판될 정도였다고 한다. 특히 작가는 아이들이 작은 장난감들을 통해 겪는 슬픔이나 즐거움 등의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을 상냥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내 보는 순간 동심에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