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월전’ 새로운 시각 청년작가 대거 참여해요”
민미협 중심이었던 ‘오월전’
32년만에 첫 외부 기획자 참여
청년작가 등 46명 공개 모집
ACC, 미로센터 등 3곳서 전시
32년만에 첫 외부 기획자 참여
청년작가 등 46명 공개 모집
ACC, 미로센터 등 3곳서 전시
![]() 오월미술제 참여작가들은 전시를 앞두고 국군통합병원 등 오월 광주항쟁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민미협 제공> |
1980년 이후 지역 예술인들은 ‘5월 광주’를 끊임없이 환기하며 많은 작품을 통해 오월을 증언하고, 오월을 기억해왔다. 음악, 무용, 연극 등과 더불어 특히 걸개그림, 판화 등 미술 작품이 주는 이미지는 강렬했고, 그 중심에 ‘오월전’이 있었다.
지난달 ‘오월 안부 프로젝트, 당신의 목소리로 오월 안부를’을 준비중인 김자이 작가와 김지현 기획자을 취재하다 올해 ‘오월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외였다. ‘오월전’은 민미협 회원들이 중심이 돼 꾸려온 행사로 비회원 청년작가들의 참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광주민족미술인협회(이하 민미협)가 주최해온 ‘오월전’은 1988년 첫 전시회를 가진 후 한해도 빠지지 않고 행사를 이어왔다. 지난 2018년 30주년 기념전에 이어 지난해에는 토론회와 아카이빙 작업 등을 통해 ‘오월전’의 미래를 모색해왔다. 민미협은 올해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적 발언’에 나선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오월미술제’가 그 어느때보다 기대되는 이유다.
민미협은 32회째를 맞는 올해 ‘오월전’을 ‘오월미술제’로 확장하고, 처음으로 외부 기획자 등으로 기획운영팀을 꾸려 지난해 9월부터 행사를 준비해왔다. 김선영 오월미술제 책임큐레이터와 박태규 민미협 회장을 만나 새로운 ‘오월미술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월전은 지금까지 30여년을 거치며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 역시 노출했어요. 회원들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고, 알음알음의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가 이뤄지면서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느낌이 강했죠. 민미협 내외부에서 모두 오월전이 변해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올해 5·1840주년을 맞아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 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광주 정신을 새롭게 들여다 보고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작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연대도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취임한 박태규 회장은 “올해 미술제는 확장화 연대에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미협은 예전처럼 회원이 전시감독을 맡는 대신,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 큐레이터를 맡은 김선영 오버랩 대표를 비롯해 양초롱·박유영·박은현·이하영씨 등으로 전문기획팀을 구성, 행사를 준비해왔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예술의 실천에 대한 고민을 늘 해왔습니다. 20~30대 기획자들과 또래의 작가들이 오월을 비롯해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지점도 목격했구요. 40주년이라는 게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연결고리,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논의 구조 속에서 다양한 논쟁들이 오가면 그게 바로 또 다른 동력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김선영)
이번 오월전의 가장 큰 변화는 참여작가의 확대다. 숫자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협회나 관련 단체 중심의 연례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엇보다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20~30대 작가들의 참여가 도드라진다. 1월 한달간 공개 모집을 통해 46명이 참여를 결정했고, 지금까지 오월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미협 바깥의 청년 작가들이 40%를 차지했다. 또 전시에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작가 4명도 참여한다.
“오월 관련 전시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작가들은 많았지만, 그 통로가 부족했던 듯해요. 사실, 젊은 작가들은 오월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 주제에 대한 부담감도 갖고 있어 한편으로는 선뜻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구요. 이번 전시에는 지역의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게 큰 의미가 있어요. 주제에 대해 자기 식대로 고민하고, 접근해 풀어내며 다양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다들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리서치 등을 통해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고 말하는 젊은 작가들도 많구요.”
코로나 19 여파로 워크숍등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참여작가들은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의 안내로 505 보안부대, 시민아파트, 국군통합병원 등 오월 현장들을 찾았고 그곳에서 현장의 아우라를 느끼며 예술적 영감을 얻기도 했다.
전시는 각각의 주제를 담아 3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5월1일~5월12일)에는 5월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품과 작가를 집중배치했으며 무등갤러리&미로센터(5월9일~19일)에서는 현실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5월9일~19일)에서는 오월 이후, 미래를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박회장은 “처음 참여하는 젊음 작가들은 주제 등과 관련해 이번 작업이 힘들겠지만 작가로 성장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젊은 작가들이 오월에 대해, 어떤 작품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고, 많이 배울 것같다”고 말했다.
5월 9일에는 설헌영(조선대 교수·서양철학),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소장)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세미나가 열리며 예술공간 집, 이강하미술관등 11곳 공간에서도 오월 관련 연대 전시가 열릴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지난달 ‘오월 안부 프로젝트, 당신의 목소리로 오월 안부를’을 준비중인 김자이 작가와 김지현 기획자을 취재하다 올해 ‘오월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외였다. ‘오월전’은 민미협 회원들이 중심이 돼 꾸려온 행사로 비회원 청년작가들의 참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 김선영 오월미술제 책임큐레이터<오른쪽>와 박태규 민미협 회장 |
“오월전은 지금까지 30여년을 거치며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 역시 노출했어요. 회원들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고, 알음알음의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가 이뤄지면서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느낌이 강했죠. 민미협 내외부에서 모두 오월전이 변해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올해 5·1840주년을 맞아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 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광주 정신을 새롭게 들여다 보고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작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연대도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취임한 박태규 회장은 “올해 미술제는 확장화 연대에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미협은 예전처럼 회원이 전시감독을 맡는 대신,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 큐레이터를 맡은 김선영 오버랩 대표를 비롯해 양초롱·박유영·박은현·이하영씨 등으로 전문기획팀을 구성, 행사를 준비해왔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예술의 실천에 대한 고민을 늘 해왔습니다. 20~30대 기획자들과 또래의 작가들이 오월을 비롯해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지점도 목격했구요. 40주년이라는 게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연결고리,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논의 구조 속에서 다양한 논쟁들이 오가면 그게 바로 또 다른 동력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김선영)
이번 오월전의 가장 큰 변화는 참여작가의 확대다. 숫자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협회나 관련 단체 중심의 연례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무엇보다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20~30대 작가들의 참여가 도드라진다. 1월 한달간 공개 모집을 통해 46명이 참여를 결정했고, 지금까지 오월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미협 바깥의 청년 작가들이 40%를 차지했다. 또 전시에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작가 4명도 참여한다.
“오월 관련 전시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작가들은 많았지만, 그 통로가 부족했던 듯해요. 사실, 젊은 작가들은 오월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 주제에 대한 부담감도 갖고 있어 한편으로는 선뜻 나서지 못한 경우도 있구요. 이번 전시에는 지역의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게 큰 의미가 있어요. 주제에 대해 자기 식대로 고민하고, 접근해 풀어내며 다양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다들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리서치 등을 통해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고 말하는 젊은 작가들도 많구요.”
코로나 19 여파로 워크숍등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참여작가들은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의 안내로 505 보안부대, 시민아파트, 국군통합병원 등 오월 현장들을 찾았고 그곳에서 현장의 아우라를 느끼며 예술적 영감을 얻기도 했다.
전시는 각각의 주제를 담아 3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5월1일~5월12일)에는 5월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품과 작가를 집중배치했으며 무등갤러리&미로센터(5월9일~19일)에서는 현실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5월9일~19일)에서는 오월 이후, 미래를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박회장은 “처음 참여하는 젊음 작가들은 주제 등과 관련해 이번 작업이 힘들겠지만 작가로 성장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젊은 작가들이 오월에 대해, 어떤 작품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고, 많이 배울 것같다”고 말했다.
5월 9일에는 설헌영(조선대 교수·서양철학),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소장)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세미나가 열리며 예술공간 집, 이강하미술관등 11곳 공간에서도 오월 관련 연대 전시가 열릴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