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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수술 80% 이상 부분 마취 … 환자와 대화하며 수술
[건강 바로 알기-허리 수술] 김종선 첨단우리병원 원장
큰 수술은 무조건 전신 마취? … 고정관념 이제 버려야
부분 마취로 뇌출혈·뇌경색 등 뇌질환 발생 가능성 줄어
2020년 04월 12일(일) 17:50
첨단우리병원 김종선 원장이 척추뼈 압박 골절로 고통에 시달리는 노인을 진찰하고 있다. <첨단우리병원 제공>
수술 전에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입니까? 하고 환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수술 중 마취에 대한 걱정이 꽤 많다. 가끔씩 들려오는 “마취에서 안 깨어났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를 떠올리면 섬뜩할 것이다. 마취는 수술 중에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숙련된 수술 진행이 이루어지면 단 시간 내에 부분 마취로도 수술을 끝낼 수 있다. 큰 수술은 무조건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어떨지.

◇마취 약과 기술의 발달=특히 연세가 많거나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중풍 등의 다른 질병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마취가 무섭다. 보호자도 전신 마취를 두려워한다. 예전에는 마취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취 기술 및 마취약의 발달로 마취가 수술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환자 중에 대학병원에서 마취가 어렵다고 해서 수술을 포기하고 오는 경우가 있었다. 또 허리 수술을 배와 허리 두 부위, 즉 앞뒤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겁을 잔뜩 먹고 오는 환자도 있었다. 수술이 꼭 필요한 심한 부위만 하면 앞뒤로 할 필요도 없고, 마취 시간을 길게 할 필요도 없다.

전신 마취 후에는 기침과 심호흡을 잘 해 주지 않으면 폐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금식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 장운동이 활발하지 않아서 고생하는 등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뒤따른다.

신경 마비가 급성으로 진행된 응급 환자가 금식이 안 되어있는 경우에 감각 신경 부위만 부분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기도 했었다. 감각 신경만 차단을 하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 하니 금식이 되어 있지 않아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환자도 수술이 빨리 진행된 만큼, 마비된 부위가 빠르게 회복되었다.

◇허리 협착증은 부분마취가 대부분=부분 마취로 이루어지는 수술의 대부분은 허리 협착증이다.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척추 관절의 퇴행성 변화 및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좁아져 있는 병이다. 그래서 수술의 첫 번째 목표는 좁아져 있는 신경 지나가는 길을 넓히는 것이다. 불충분한 수술이나 시술은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지 못한다. 일단은 확실하게 신경 지나가는 길을 넓혀줘야 한다. 조그마한 주사 바늘이나, 레이저 등으로는 두꺼워진 인대나 관절염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술로 협착증을 치료하는 것은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왕에 치료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좀 더 확실하면서 안전하게 치료할 것을 권유한다. 부작용이 적은 부분 마취로도 충분히 큰 수술을 할 수가 있다.

부분 마취의 장점 중의 또 하나는 수술 부위에 마취가 되어있기 때문에, 수술이 끝나도 통증이 덜하고 마취가 서서히 풀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수술 부위 통증도 줄어든다. 전신 마취의 경우는 마취가 풀리면 수술 부위에는 마취가 안 되어 있어서 수술 직후에 통증이 극심하다.

◇부분 마취, 폐·심장에 부담 덜해=전신 마취 수술 후에 발생될 수 있는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의 뇌질환의 발생이 줄어든다, 부분 마취는 폐와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부위가 여럿이고,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부분 마취로 수술을 나누어서 진행하기도 한다. 환자의 통증도 나누어서 적게 느끼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 속도도 빠르다. 또한 수혈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 두 번 수술하러 들어가는 게 번거롭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번 수술하고 나면 두 번째 수술에 들어갈 때는 꽤 안정감을 느낀다.

고령의 노인 환자에서 척추 뼈 압박 골절이 발생된 경우에는 수술 자리만 살짝 부분 마취를 해도 수술 중에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수술에 대해 불안감이 있는 경우에, 수면 내시경을 하듯이 잠재우면서 수술을 하면 통증 없이 편안하게 수술이 끝난다. 또 다른 부분 마취의 이점은 수술 의사와 환자가 대화하면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에 대해 실시간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수술하지 않을까? 또는 내가 원하는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수술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없어진다.

필자는 척추 수술의 80% 이상을 부분 마취로 하고 있다, 수술에 대한 만족도는 전신 마취에 비해 높다고 확신한다. 부분 마취는 수술자에게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수술이다. 환자가 입이 살아있으니 수술 중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수술 중에 환자가 수술 자세가 불편하다고 마음대로 움직여 버리면, 수술이 지체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마취에 대한 공포로 척추 수술을 미루고 있는 분들에게 부분 마취로 하는 허리 수술이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