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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투정 아기 꿀잠 재우기 어려우신가요?”
[초보 부모들에 유아 수면 교육·상담 ‘아기 잠 연구소’ 범은경 소장]
영양 상태·발달·훈육 등 육아 전반 이해해야 문제 해결
인터넷 카페서 상담·책 발간…아기잠교육전문가 양성도
2020년 02월 21일(금) 00:00
낮과 밤이 바뀐 듯,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보채는 아기를 돌보느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초보 부모들. 범은경(56) 아기 잠 연구소장은 초보 부모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아기 잠 전문가다.

범 소장은 광산구 월계동 하나아동병원 내에 ‘아기 잠 연구소’를 열고 아기 잠 상담을 하고 있다.

“초보 부모들에게 아기 잠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분야에요. 아기가 잠을 안 자고 보채면 부모가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부부관계도 나빠질 수 있어요. 어떻게 아기를 잘 재울 수 있는지, 수면 문제가 부모의 문제인지, 습관의 문제인지 등을 분석해 육아 전반에 걸친 코칭을 해 주는 게 제 일이지요.”

범 소장에 따르면 ‘잠’은 육아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다. 영양 상태와 발달, 부모의 훈육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충족시켜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로, 육아 전반에 걸쳐 공부하고 이해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범 소장은 2010년부터 ‘아기 수면교육’(Baby sleep training)을 공부했고, 2013년부터 지역 곳곳 문화센터에서 관련 강의를 진행했다. 2014·2016년에는 이와 관련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인터넷 카페를 열고 무료 상담을 진행했다. 카페는 4년여 사이에 회원 수 5000명을 돌파했다. 이어 2018년 ‘아기 잠 연구소’를 연 범 소장은 전국 문화센터에서 단체 상담을 진행했다. 상황에 따라 수 주에 걸쳐 1대1 집중 상담을 하기도 했다.

범 소장은 누구나 쉽게 아기 잠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 지역 스타트기업 ‘베토CNC’와 협력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알기 쉬운 잠(알잠)’,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 ‘알잠TV’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 강남에서는 큰 돈을 내면서 아기 잠에 관한 특별상담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반면 돈이 없어 상담을 못 받는다면, 육아마저 돈으로 좌지우지 되는 셈이잖아요. 그래서 아기 잠 상담을 최대한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싶었어요.”

범 소장은 매주 사흘씩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시간제 근무자로 일하며 진료 업무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범 소장은 “소아청소년과 의사 중 유일하게 수면교육 강의·상담까지 진행하는 ‘선구자’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전업으로 진료를 맡다보면 쏟아지는 상담 업무를 이어가기 버거워요. 가끔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찾아와 수면 문제를 상담해 오기도 하는데, 5~10분 짧은 이야기로 해결되는 내용이 아닌 만큼 진료실에서는 깊은 상담이 어려워요.”

범 소장은 새로운 ‘수면 코치’를 발굴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지난 2017·2018년에는 광산구와 협력해 경력단절여성에게 영유아 수면코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4개월 간 200시간의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시험을 통과하면 ‘아기잠교육전문가’ 민간 자격증을 나눠준다. 이밖에 미혼모, 다문화 부모를 지원하는 시설 등에서 수면교육 강습을 진행하기도 했다.

“옛날에는 대가족 문화라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육아에 대한 고민이 가족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육아를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적 서비스로 자리잡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