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해서 더 강렬한…‘목판화’ 깊은 매력
홍성담 등 13명 ‘2020 목판화 보따리’전, 16일부터 메이홀
16~25일 ‘시민미술학교’ 무료 판화강좌, 달력·판화첩 판매도
16~25일 ‘시민미술학교’ 무료 판화강좌, 달력·판화첩 판매도
![]() 홍성민 작 ‘탐매, 달에게 물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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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근호 작 ‘신대동 세상’ |
투박한 ‘손맛’과 강렬한 ‘칼맛’의 목판화 작품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1980년 오월 항쟁 당시를 비롯해 역사의 현장마다 판화는 많은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왔고, 숱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목판화’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역 중견 작가들이 참여한 원화 전시회와 함께 시민들에게 무료로 목판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또 다양한 작품이 실린 원본 목판화 에디션 판화첩과 달력도 판매하는 등 직접 작품을 소장할 수도 있다.
메이홀과 시각매체연구소를 이어받은 아시아목판화연구소가 함께 마련한 이번 기획은 80년대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했던 시민미술학교의 의미를 되새기며 목판화 제작 과정과 결과물을 공유해 보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처럼 지원금에 의지하는 행사가 아닌, 작가들의 의지에 따라 수고스럽더라도 중견작가들이 참여해 표지를 포함, 1월부터 12월까지 한명의 작가가 따뜻한 시선과 역사의식을 담아낸 목판화 한 점씩을 제작했다.
1월은 홍성담 작가의 ‘남매’다. 꽃과 물고기를 안고 있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이야기한다.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삼은 이들도 있다. 3·1절이 끼어있는 3월에는 주홍의 ‘우리가 유관순이다’, 김구 선생의 생일이 있는 8월에는 전혜옥의 ‘김구’가 실렸다. 또 12월은 ‘너희는 내 몸의 반쪽을 어디에 버렸느냐’고 묻는 임의진 목사의 ‘반쪽 예수’가 담겼다.
5월 그림으로 실린 고근호 작가의 ‘신대동 세상’은 홍성담 작가의 오월 작품 ‘대동세상’을 모티브로 했다. 홍 작가의 작품 속에 광주항쟁 당시 평범했던 주역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에는 윤상원, 김구, 문익환, 노무현, 체 게바라 등과 함께 존 레논, 프레디 머큐리, 마이클 잭슨이 함께 등장해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밖에 백은일의 ‘꽃’, 홍성민의 ‘탐매, 달에게 물어봐’, 김해성의 ‘꽃과 소년’, 천현노의 ‘들불’, 전정호의 ‘하의삼도 7·7항쟁 연작’, 김희련의 ‘태백준령-숲의 거인’, 양갑수의 ‘달항아리’, 김화순 ‘촛불은 횃불이 되어’ 등이 제작됐다.
16일부터 25일까지는 아시아목판화연구소가 진행하는 ‘목판화 시민미술학교’가 메이홀에서 열린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목판화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목판화를 제작해 연말 연시 선물해도 좋을 것같다.
원화 전시 개막날인 16일 오후 6시에는 오프닝 파티가 열린다.
참여작가들과 목판화 이야기를 나누는 예술파티로 각 작품의 첫번째 에디션을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
또 달력은 1만원에 판매되며, 20개 한정제작한 판화첩은 5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