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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 ‘공동 전형’ 확대를
2019년 12월 11일(수) 04:50
[나인한 광사모(광주사립학교 교사 모임) 대표]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의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문제는 관심 밖에 있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현재 광주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 비율은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다. 구체적으로 광주 시내 70개 사립 중·고등학교 중 기간제 교사가 30%가 넘는 학교가 28개에 이르고 있다. 그 중 6개 학교는 기간제 교사가 40%를 넘고 있다. 고등학교의 선택 교육 과정과 재량 활동 운영 그리고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의 탄력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현재 광주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 비율이 과다함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민주 시민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 불평등한 차별의 구조에 놓여 있는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가 평등 교육을 가르치거나 민주 시민 형성에 필요한 비판 정신을 가르치는 것은 자기모순일 수 있다.

둘째, 교육 과정 운영의 책임성이 약화되고 있다. 불안정 고용에 따른 신분적 불안과 과다한 업무를 안고 있는 기간제 교사들은 수업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 생활지도에서도 책임성을 기하기 어렵다. 정규직이 아닌 1년짜리 비정규직 선장이 키를 잡은 세월호는 침몰했고 작년 이 지역에서 일어난 사립고 기간제 교사의 학생 대상 성관계와 성적 조작 사건이 그 사례이다.

셋째, 폐쇄적 의사 결정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는 1년 단위로 재계약의 과정을 거치기에 신분은 매우 불안하고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학교 교육 과정 운영에서 나타난 잘못된 현실에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 과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그 원인은 무엇일까?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상당수 사학법인과 기간제 교사들의 ‘침묵의 카르텔’에 있다고 본다. 먼저 상당수 광주 사학법인들이 침묵하고 있다. 사립학교 신규 교사를 채용하는데 있어서 광주교육청은 1차 시험과 그에 따른 비용을 교육청이 부담하고 2·3차 평가는 전적으로 학교 법인에서 주관하게 하여 사학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학 법인들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학교 법인과 관계된 현직 기간제 교사가 1차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또는 채용 비리의 검은 유혹을 아직도 뿌리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음으로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들도 침묵하고 있다. 광주교육청은 1차 평가에서 공립학교 교사 임용 시험과는 다른 내용 즉 학교 현장에서 실제 수업하는 내용을 평가함으로서 현직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들에게 일종의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시각으로 본다면 사학의 기간제 교사들이 나서서 광주교육청의 공동 전형을 확대 실시할 것을 요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참 기이한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아마도 현재 사학 법인과의 인연으로 채용된 상당 수 기간제 교사들이 광주교육청이 실시하는 1차 전형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차라리 기간제 교사의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 학교 법인과 가까운 기간제 교사는 거의 무기 계약직과 같은 형태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학법인과 기간제 교사들의 침묵은 정규 교사 채용을 희망하는 수많은 우수 교사들의 기회와 자원을 사장시키는 반사회적 행위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학의 기간제 교사 과다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 갈 것인가. 많은 사학의 중앙 현관에는 ‘후진 양성’이라는 설립자 정신이 쓰여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과정을 거쳐 우수한 교사를 채용하는 것은 마땅한 일일 것이다. ‘광주 사립학교 신규 교사 공동 전형’ 참여가 그 방안이다. 아울러 광주교육청은 전형에 응하는 모든 사학 법인의 소속 학교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2020년 광주 사립학교 신규 교사 공동 전형’에 광주 시내 16개 사학법인이 참여하여 70여 명의 정규 교사를 채용한다는 희망의 뉴스가 나왔다. 앞으로도 광주의 모든 사학이 ‘사립학교 신규 교사 공동 전형’에 참여하기를 소망한다. 그동안 무너진 광주 사학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