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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기라니
2019년 12월 10일(화) 04:50
[조서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1학년]
‘프로듀스 101’은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프로듀스 101’에 이어 ‘프로듀스 101 시즌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 X 101’까지 3개의 후속 작을 연달아 방영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가장 최근에 방영했던 ‘프로듀스 X 101’이 끝난 지 4개월여가 지난 지금, 메인 PD와 담당 팀장이 경찰에 구속되는 등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국민, 팬들에 의해 바로 제기된 ‘투표 조작’ 의혹 때문이다.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 투표로 우승자가 정해지는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달랐다. 이 프로그램에는 우승자가 아닌 연습생 프로그램을 마친 뒤 방송 데뷔 멤버를 정한다.

출연자인 101명의 연습생은 시청자 투표로 순위가 정해지게 되고, 최종 순위 1~11위가 데뷔 멤버가 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시청자는 방송과 미 방영분을 보며 정해진 기간 동안 데뷔했으면 하는 연습생에게 투표하고, 연습생들은 시청자 투표로만 데뷔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연습생의 데뷔를 위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과 연습생을 홍보했다. 즉 시청자가 맘에 드는 후보를 가수로 데뷔시키는 프로듀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하철 광고부터 카페 컵홀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신의 연습생에게 투표해달라고 부탁했다. 프로듀스 101의 대표 문구인 ‘당신의 연습생에게 투표하세요’는 이렇게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던 중, 투표 조작 의혹이 나왔다. 엠넷에서 방영한 또 다른 아이돌 데뷔 프로그램인 ‘아이돌 학교’에서다. 최종 순위가 인지도 및 팬 수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심증일 뿐, 정확한 물증이 없던 조작 의혹은 그렇게 일부만 아는 의혹이 되었다.

정확한 증거가 나온 건 2년 후, ‘프로듀스 X 101’에서였다. 한 시청자는 투표 조작이 의심된다며, 커뮤니티 사이트에 최종 득표수를 정리한 표를 올렸다. 표에는 순위별 득표수 차이가 적혀 있었는데, 전부 7494.442라는 동일한 값이었다.

이를 올린 시청자는 모든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것을 비판하며, 투표가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심은 물증이 없어 묻혔던 아이돌 학교와 다르게 뉴스와 기사로 일파만파 퍼졌다.

고발 프로그램인 SBS ‘PD수첩’에서도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을 다뤘다. 방송에서는 각 출연자별 출연초수를 분석해 특정 소수 출연자에게만 분량이 몰려 있었으며, 제작진 측에서 “분량을 일부러 조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은 단순한 투표 조작이 아니다. 개인 연습생 혹은 신생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은 방송에서 단 1초의 분량도 얻지 못한 채 1·2차 탈락을 맞아야 했다. 그에 반해 중·대형 기획사들은 로비를 통해 소속 연습생들의 분량을 챙겼다. 방송을 통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시청자들은 더 많이 보이는 연습생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제작진들 또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연습생들의 간절함이었다. 시청자들은 데뷔라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연습생들의 간절함을 봤다. 그 간절함에 끌려 시청자들은 열정적으로 투표한 것이었다.

시청자가 정하는 데뷔 멤버, 이번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은 시청자들을 기만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대부분 10대에서 20대인 어린 청년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았던 행동이었다.

앞으로 있을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노력과 관심을 비롯해 출연자들의 꿈을 짓밟지 않는 공정하고 깨끗한 프로그램이길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