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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 이젠 결단만 남았다
2019년 12월 06일(금) 04:50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공동대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단독 주택 지하에 세 들어 살던 모녀가 극단의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6년이 다 되어간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사회 보장 제도의 허점들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한편으로 개선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을 마감하는 현재는 어떨까? 성북 네 모녀, 양주 일가족, 인천 일가족 등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가족들이 1년이면 스무 가족 이상이라고 한다. 이들의 죽음은 과연 자살일까? 혹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그들을 그런 선택을 하도록 밀어 넣지는 않았을까?

처음부터 너무 무거웠다. 필자가 궁극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돈’이란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에 ‘사람을 살릴 돈이 없느냐’하는 원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 것이다. 사람들은 편하게 복지 국가를 추구하지만 포퓰리즘을 견제해야 한다고 한다. 포퓰리즘을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면서까지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정책이라고 규정한다면, ‘국가 재정을 쓰지 않고도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국가는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최근 벌어진 법인세와 관련한 광주시의 잘못이나 맥쿼리를 탓하는 것도 이젠 허무하게 느껴져 버린다. 너무 엉켜 있는 매듭은 끊어 내야 하는 것임은 단지 선조들의 지혜일 뿐만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지혜일 수 있다. 필자는 매듭을 끊어 내듯 맥쿼리를 끊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공익 처분이다. 공익 처분은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법’에 따라 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하는 것을 말한다.

광주 제2순환도로 제1구간만 살펴보면 맥쿼리가 인수했던 2003년 이후만 지난해까지 재정 지원금은 28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2004년 이후 3-1구간은 약 800억 원이다. 여기에는 맥쿼리가 투자한 원금을 갚은 금액은 없고 순수하게 재정 지원만 한 규모다.

필자가 제2순환도로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공익 처분을 주장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그 명분을 묻곤 한다. 거기에 대한 답으로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하는 도로 시설 관리에 무면허 시설 관리 업체 선정이나 수사 중이지만 그 선정 과정 속에서의 상납 구조, 재협약 시 문제 되는 시공무원과의 관계, 맥쿼리에게 유리한 변경 협약, 광주시의 관리 미흡 등을 더 이상 논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궁극적인 목적은 시 재정을 건실히 하고 그 재정으로 복지 사각 지대를 좀 더 내실 있게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감사원에서 문제시 된 환급 세액 118억 원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복지 사각 지대의 한 축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란 것이다.

다시 말하면 광주시민을 살릴 수 있는 돈, 이 보다 더한 명분은 없다는 것이다.

공익 처분으로 맥쿼리를 내보내면 그 재정은 어디서 충당하느냐는 질문 또한 많이 받는다. 왜냐하면 그 금액이 상당한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본다면 무위험에 수익률 9.8%라는 것은 어떠한 금융 상품보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인 돈을 모으는데 그리 어렵진 않을 거란 판단이 드는 부분이다.

법이 미진하다면 법을 바꾸면 된다. 즉 정치로 해결이 가능할 것이란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번 상상해보자. 제2순환도로 1구간, 3-1구간에 일 년에 쏟아 붓는 돈이 300억 원 가량이다. 이 돈이 광주시민에게 보편적이든 선별적이든 뿌려진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도 지역 화폐로. 광주의 장기적 성장에 이 보다 좋은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상상은 세금 한 푼 들어가지 않으면서 광주의 장기적 성장 특히,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아가 전국의 공공재를 다루는 독점 기업에게 똑같은 논리로 다가간다면, 대한민국의 내수 경기는 분명 살아날 것이다. 이 상상이야 말로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완성시켜가는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매년 끊임없이 가처분 소득이 늘어 가는 서민들을 생각해보자. 그 돈은 분명 우리 아이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고 거기에 관련된 업종은 승수 효과로 여기저기에서 긍정적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중산층도 상위층도 모두 다 사는 방법인 것이다. 경제가 문제라면 정치가 답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