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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일인데” 팬들의 통큰 선물…착한 기부 계속된다
스타와 팬들의 아름다운 동행
유노윤호 중국·일본·한국 팬들
십시일반 모금 작은 도서관 탄생
중국 팬클럽 2016년에
데뷔 12주년 기념 광주에 쌀 기부
방탄소년단 팬클럽 지민 생일때
부산·서울서 헌혈 릴레이
2019년 11월 05일(화) 04:50
광주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노윤호 도서관’ 내부.
2017년 6월 ‘유노윤호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팬들. <소촌아트팩토리 제공>






지난 2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생일을 맞아 그의 팬들이 제이홉의 이름으로 광주시 북구에 쌀을 기부했다. <광주시 북구 제공>






지난 2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생일을 맞아 그의 팬들이 제이홉의 이름으로 광주시 북구에 쌀을 기부했다. <광주시 북구 제공>






◇유노윤호 팬들이 선물한 ‘작은 도서관’

기다랗게 이어진 컨테이너 박스에 커다란 창이 하나 나 있다. 속이 훤히 내다보이는 내부에는 초록의 잔디 위에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있다. 누구라도 이곳에 앉아있으면 그럴싸한 시 한편을 뚝딱 탄생시킬 것만 같은 분위기다. 가까이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니 왼편으로 이어진 벽면 가득 책이 꽂혀져 있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라 맞은편 빈백 소파에 앉아 조용히 독서를 하고 싶은 공간이다.

2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연결해 만든 이곳은 도서관이다. 자연 속 카페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는 도서관의 이름은 ‘유노윤호 도서관 HUG’. 그룹 ‘동방신기’ 멤버인 유노윤호의 이름을 땄다. ‘HUG’는 2004년 2월 발표한 ‘동방신기’ 데뷔곡 제목이기도 하다.

이 도서관은 유노윤호의 생일(2월 6일)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팬사이트 ‘將愛MyYunho’(중국) ‘KACHIKAJA Be with Yunho’(일본),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 정윤호’(한국) 등 4개국 소속 팬들이 십시일반 모금한 금액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유노윤호가 소속된 그룹 ‘동반신기’ 팬클럽이 아닌, 유노윤호 팬들 중에 개인 팬페이지를 만드는 분들이 연합체처럼 소통하고 이런 것 같아요. 이들이 지난해 유노윤호 전역 기념으로 스타의 고향에 좋은 일을 해보자 해서 추진한게 도서관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군 복무중일 때에도 소속 부대에 컨테이너 박스로 미니 도서관을 만들었다고도 해요.”

‘유노윤호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 강혜경 센터장은 “데뷔초 유노윤호에게 직접 선물을 보내기도 했지만 마음만 받겠다며 돌려보내는 스타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팬들이 이후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그의 이름으로 사회에 좋은 방향으로 기부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모금한 2800여 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면서 유노윤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광주 광산구에 도서관을 지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광산구와 함께 장소를 찾던 중 문화예술공간인 소촌아트팩토리측의 장소 제공 제의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광산구는 팬들이 보낸 ‘착한 기부’의 뜻을 지역민들과 함께하고자 ‘작은도서관’으로 등록시키고 구 예산을 보태 각종 도서관 집기, 편의시설 등을 마련, 도서관을 개관할 수 있도록 했다. 개관 당시 일본 팬들이 별도로 일본 도서 1000권을 보내주기도 했다.

유노윤호 팬들의 도서관 기부는 광주가 처음이 아니다. 중국 팬사이트 ‘MyYunho’는 지난 2012년부터 윤호의 생일마다 중국 오지마을 초등학교에 유노윤호의 이름을 딴 도서관을 설립해왔다. 또 유노윤호가 근무했던 경기 양주시 26사단에 도서관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2017년 4월 유노윤호의 전역에 맞춰 개관하려던 도서관은 다소 늦춰진 6월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식 당일에는 300명이 넘는 각국 팬들이 찾아와 함께 축하하며 도서관이 의미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응원했다. 지난해 개관 1주년 때에는 유노윤호 솔로앨범 발매를 기념으로 팬들이 앨범 1000개를 구입해 와 소촌아트팩토리를 방문한 이들에게 무료로 전달해 달라며 기부를 하기도 했다.

강혜경 센터장은 “팬들의 뜻으로 지어진 도서관은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스타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꿈을 위해 달려가는 가수 유노윤호의 후배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뜻을 담은 ‘유노윤호 도서관’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착한 기부’나서는 스타의 팬들

‘유노윤호 도서관’처럼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들의 사회 기부는 몇해 전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을 축하하며, 스타가 다녔던 학교 후배들을 위해, 스타가 후원하는 단체에 동참하기 위해 등 여러 이유를 들며 릴레이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의 기부문화는 해당 스타들의 평소 선행과도 연관이 있다. 좋아하는 스타가 펼치고 있는 선행을 응원하며 같은 뜻으로 동참하고자 하는 의미다. 연예인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팬들의 선행에 따라 스타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호도가 함께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은 지난 10월 멤버 지민(부산 출신)의 25번째 생일을 맞아 부산과 서울에서 헌혈 릴레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700명이 넘는 팬들이 혈액원을 찾았으며 이 가운데 부적격 인원을 제외한 618명이 헌혈에 동참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달려라 아미’는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지지하는 뜻으로 기부금 864만여 원을 기부하며 국위 선양하는 스타를 선행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광주 출신 제이홉(본명 정호석)의 생일에는 전 세계 아미들의 선행이 이어져 화제가 됐다. 제이홉은 2019 방탄소년단 시즌그리팅 다이어리에 자신의 생일 날짜인 2월 18일란에 ‘기부해보기’라고 적으며 기부 예고를 한 바 있다. 이에 전 세계에서 기부가 이어졌다.

제이홉의 고향인 광주 북구에 쌀, 지역 보육원에 생리대를 기부하고 형편이 어려운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노트와 책가방 지원, 영국 멸종위기 붉은다람쥐 37마리 ‘정호석’ 명의로 입양, 네덜란드 우울증·증독·자살에 허덕이는 사람들 돕기 위한 기부 등 무려 35가지의 기부활동이 쏟아졌다.

제이홉(J-HOPE)은 자신의 활동명처럼 평소에도 노래 가사 등을 통해 팬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이같은 제이홉의 희망이 세계 아미들을 통해 전세계로 전파되는 모습이다.

유노윤호의 중국 팬클럽도 지난 2016년 윤호의 데뷔 12주년과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쌀 20㎏ 586포대를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한 바 있다. 유노윤호가 군 복무중이던 시기였다. 쌀은 광주 5개 구청을 통해 저소득층 세대와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됐다.

진도 출신 가수 송가인 팬들의 기부 역시 훈훈한 미담이 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경연프로그램 ‘미스트롯’에 출연하면서 짧은 시간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송가인은 지난 4월 강원도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100만원을 기부했다.

송가인은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적게나마 마음을 다해 ‘강원도 산불화재 이웃돕기’ 모금에 동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적은 돈이지만 동참하게 됐다. 저도 다른 분들의 영향력을 받았듯, 저로 인해 선한 영향력이 미치길 조심히 바라본다”는 글을 남겼다.

좋아하는 스타의 기부활동 동참 모습을 본 송가인 팬카페 회원들 역시 자발적으로 기부운동에 동참했다. 개별적으로 ‘송가인 팬클럽’이름으로 기부하거나 개인 이름을 통해 기부하기도 했으며 팬카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스타와 팬들의 아름다운 동행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강원 산불피해 당시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팬들은 1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전달했고 이에 보답하듯 강다니엘도 3000만원을 기부하며 화답했다. B1A4 팬클럽은 매년 콘서트때 기부부스를 마련하는가 하면 아이유 팬클럽들은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한 헌혈증을 모으기도 한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