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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작가들의 작업장, 뮌헨 발트베르타 저택 (285) 작가의 방
2019년 10월 17일(목) 04:50
해리슨 콤프튼 작 ‘빌라 발트베르타 전경’
오래 전,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탐방하여 ‘창작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물을 썼던 적이 있다. 일가를 이룬 예술가들이었기에 대부분의 작가들에겐 작업실이 있었지만, ‘가난해진’ 한 시인의 경우 집 앞 카페가 집필실이었던 기억이 있다.

여성의 차별이 심했던 때라서 제도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지식과 지성을 쌓았던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도 일찍이 고정적인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여성도 전업작가가 될 수 있다고 했던 것은 그만큼 작가의 열정 못지않게 예술적 공간도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엔, 작가들이 꼭 ‘자기만의 방’이 없더라도 예술가들이 입주할 공간을 제공해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활발해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광주만 해도 시립미술관을 비롯, ACC, 광주문화재단 등 기관과 여러 대안 공간이 다양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에드워드 해리슨 콤프튼(1881~1960)의 ‘빌라 발트베르타 전경’(1930년 작)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독일 뮌헨시와 국제레지던시 교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발트베르타의 저택을 그린 수채화이다. 빌라 발트베르타는 멀리 알프스산이 보이고 바다와 같은 스탄베르그 호숫가에 위치한 개인 소유의 저택이었다가 1982년부터 뮌헨시에서 인수받아 국제적인 작가 레지던시 공간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곳. 현재 광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2명도 이곳에서 3개월간 머무르면서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독일의 유명한 풍경화가이자 삽화가인 에드워드 해리슨 콤프튼은 알프스 산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아 ‘산의 화가’라 불릴 정도로 그 주변의 풍경화를 많이 그렸는데, 특히 빌라 발트베르타 저택의 주인과 친구이기도 해서 빌라의 다양한 모습은 물론 아름다운 정원과 인근의 꽃과 나무 등을 기록화처럼 남기기도 했다. 정원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를 애정으로 묘사한 작품과 실제 저택의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저택의 역사 자체가 예술임에 감탄했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