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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대형 프로젝트 부실 막을 장치 마련을
전남도, F1에 8752억원 투입 … 남은 1150억원 상환 부담
2019년 08월 14일(수) 04:50
F1(Formula One) 국제자동차경주대회와 관련된 부채가 민선 9기에 해당하는 2029년까지 전남도 재정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부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대회나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검증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F1 백서 발간을 통해 대회 유치 과정과 개최 그리고 개최 후 뒷처리 등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F1 대회 미개최에 따른 위약금과 관련 F1대회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과 지난 2016년 위약금에 대한 양측의 서신이 오간 뒤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위약금 분쟁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개최에 따른 위약금을 지불한 사례가 지금까지 없는데다, 분쟁 과정에서 FOM의 소유주가 바뀌고 민선 7기가 출범하는 등 여건도 급변했기 때문이다. F1대회는 2010~2013년 대회를 개최한 뒤 2014년엔 조직위와 FOM의 합의에 따라 대회를 열지 않았으며, 남은 계약 기간 2년(2015~2016년)은 개최를 포기했다. 2016년 당시 FOM은 1년치 개최권료(43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F1대회조직위원회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다만 전남도는 민선 4기 F1 대회를 개최하면서 발행한 지방채를 민선 9기에 해당하는 오는 2029년까지 갚아나가야 하는 처지다. 전남도는 F1 대회 개최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8752억원의 재정을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1980억원(금리 3.0%), 868억원(4.85%) 등 2848억원을 지방채를 발행해 부담했다. 이 가운데 올해까지 1698억원을 갚았으며, 2020년부터 2029년까지 나머지 1150억원을 매년 44억~158억원으로 나눠 상환할 방침이다. 민선 4기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대가를 민선 9기까지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열악한 재정의 전남도로서는 F1 빚을 갚기 위해 미래를 위한 신규투자를 그만큼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의 지방채 발행액은 6354억원으로, 이 가운데 지방도 정비(2638억원)에 이어 F1 부채(1150억원)의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다만 전남도는 F1 경주장을 운영해 매년 1억원 내외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여력 없이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방채를 대거 발행하는 관행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임기가 정해진 지방자치단체장의 자체 판단에 따라 천문학적인 빚을 내 행사를 치르고 이후 뒷감당은 다음 단체장이 이어받게 되면 그로 인해 필요한 사업이나 현안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그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지방채 발행에 대해서는 보다 꼼꼼한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