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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진심을 다했던 시간들’ 이정록 대표작 한눈에
포토에세이 ‘수상한 풍경’ 출간
2019년 05월 27일(월) 00:00
신비로운 느낌의 ‘생명나무’와 ‘나비’ 시리즈는 사진작가 이정록(49)의 대표 작품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몽환적인 기분에 빠져들고, 촬영 과정이 궁금해진다. 더불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진다.

이정록 작가가 사진 에세이집 ‘수상한 풍경-재현에서 표현으로’(눈빛)를 펴냈다. “주류에서 벗어나 줄곧 ‘오솔길’ 을 걸으며 사진을 찍어왔다”고 말하는 ‘작업하는 이정록’의 모습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작가로서 살아남는 일조차 혼신의 힘을 다해도 쉽지 않다는 걸 알게된” 그에게 책을 쓰라 말한 후배가 있었다. 홀로 개척하며 작업해온 선배의 모습을 지켜봐온 후배는 “당신이 정답이어서가 아니라, 절대 자유에 내던져져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절박한 누군가에게 하나의 좌표가 될 수 있다”며 그의 등을 떠밀었다.

그가 ‘부끄러움을 꾹꾹 눌러가며 서툴지만 진심을 다했던 지난 시간들’을 기록한 책에는 광주 변두리에서 태어나 겪은 유년의 추억부터 첫 카메라 펜탁스 MX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기억을 거쳐 다양한 작품을 촬영하기까지의 과정과 대표작이 담겨 있다.

20년전 첫 개인전이었던 ‘남녘땅’전을 비롯해 자연이 지닌 압도적인 힘과 숭고함을 표출한 ‘신화적 풍경’시리즈, 신도시 건설을 위해 파헤쳐진 대지가 만약 ‘소리’를 낸다면 어떤 걸까 궁금해하며 대지의 음성을 시각화 하기 위해 빛으로 기호를 만든 ‘Decoding Scape’ 등 각각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또 눈에 보이는 세계 이면에 숨겨진 깊고 근원적인 무언가에 몰두해온 이 작가가 선보이는 ‘생명나무’와 ‘나비’ 시리즈도 인상적이다.

‘Nabi 30’
특히 5·18 현장인 광주 상무대 옛터505 보안부대와 국군병원, 제주도 4·3현장, 여순사건 현장 등 역사적 현장에서 자신의 상상력으로 재현해낸 이미지를 앵글에 담은 ‘개인적 성소’ 시리즈는 “사적 경험이 아닌 타인의 경험을, 공적인 역사의 한 부분을 품어내는 일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생각하면 아득해지면서도 계속 하고 싶다”는 작가의 다짐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광주대 산업디자인학과,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로체스터 공대 영상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한 그는 광주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광주신세계미술대상(2006) 수림사진문화상(2015) 등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14일부터 오는 6월1일까지 서울 스페이스 22갤러리에서 책 출간 기념 전시 ‘수상한 풍경’전을 열고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