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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수도에 ‘꽃피는 봄’ 오나
2017년 05월 03일(수) 00:00
윤 영 기 문화미디어부장
문화전당에 ‘꽃피는 봄’이 올 것 같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대로라면 말이다. 너나없이 광주 표심을 얻기 위해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거론하고 있다. 유력 주자들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정상화’를 약속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세계적 창조 허브도시로 육성한다’고 공약했다. 광주 숙원사업을 후보들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국책사업’을 아직까지도 후보들이 들먹이는 현실이 한편 못내 씁쓸하다.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척점에 섰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묵살하고 방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에 와서 공약으로 새삼 등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업이 완료됐더라면 문화수도 조성사업에 버금가는 새로운 공약이 하나 더 추가됐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래도 대선 후보들의 문화수도 공약에는 지역의 여망이 희미하게나마 담겨 있어 다행이다. 그 요체는 법적·제도적 틀의 보완과 재정비로, 핵심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의 손질이다. 특별법은 광주 문화수도에 걸맞은 인프라 등을 갖추도록 규정돼 있다. 여기에는 광주 전역을 문화전당권(동구), 아시아 전승 문화권(남구) 등 7개 권역으로 나눠 문화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의 7대 문화권 사업도 포함돼 있다. 문화전당은 문화전당권에 포함된 하나의 인프라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방대하다.

그런데 7대 문화권 사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 상태일 정도로 진척되지 못했다. 문화전당 건립이 유일할 정도다. 이런 상태에서 오는 2026년으로 못 박은 특별법의 유효기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이 기간에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완결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특별법 시효기간 연장을 촉구해 왔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공약엔 특별법의 유효기간을 오는 2031년, 문화수도조성사업의 목표기간을 2023년에서 28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실천이다. 비록 헌신짝처럼 버렸지만 문화수도 공약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강조한 바 있다.

제도적 정비에 관해 하나 더 확인해 두고 싶은 게 있다. 7대 문화권 사업을 뒷받침할 재원의 분배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 국책사업이면서도 7대 문화권 사업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걸림돌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비와 광주시가 부담하는 비율이 5대5 매칭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비가 총 200억 원이라면 정부가 100억 원, 지자체도 1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문제이다.

정부가 재원을 마련해 줘도 재정 형편이 열악한 광주시로서는 자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보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처럼 정부가 전적으로 조성 비용을 대든지, 광주시가 부담하는 비율을 대폭 낮추면 될 일이다. 후보들이 이런 알맹이를 포함하지 않고 7대 문화권 사업을 거론한다면 결국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광주에서 법적·제도적 틀을 굳이 요구하는 이유는 폐단을 ‘학습’한 바 있고 이를 통해 얻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있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사업을 폐기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아는 것이다. 그 법에 근거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회계라는 근거가 있어 그나마 찔끔 예산이라도 문화전당과 문화수도 조성사업에 지원됐다. 이러니 광주에서 법과 제도에 목을 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는 9일이면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뽑힌다. 새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조심스럽지만 박근혜 정부에도 벤치마킹할 정책은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허울뿐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문화융성 정책은 형식과 내용은 바뀌더라도 계승했으면 한다. 그 고갱이에 해당하는 광주문화수도 조성사업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우뚝 서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다소 늦었지만 문화전당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