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30년 한빛원전 진단한다] (2) 해양생태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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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30년 한빛원전 진단한다] (2) 해양생태계 파괴
치어 폐사·어장 황폐화 … 영광 앞바다 물고기 씨가 마른다
2017년 08월 14일(월) 00:00
원자력발전소(원전·핵발전소) 가동에 따른 폐해는 원전에서의 사고 위험, 핵폐기물 처리 등 안전 문제와 함께 환경 피해를 들 수 있다.

환경 피해 가운데 원전 소재 주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분야는 해양생태계 파괴다.

원전에서의 사고가 ‘가능성’의 문제라는 점에서 ‘마주할 수도 있는 재앙’이라면, 해양생태계 파괴는 원전 가동 이후 줄곧 현재진행형이다.

원전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의 종류는 치어 폐사와 어장 황폐화다. 원인은 바닷물 취수와 배수(온배수)로 좁혀진다. 핵발전소 가동을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였다가 사용하고 배출하는데 취수 과정에서 이물질을 차단하는 설비에 엄청난 양의 물고기(치어와 알)가 폐사한다. 원전에서 사용된 물은 뎁혀진 상태로 다시 바다로 배출되는데 이 물(온배수)이 연간 110t 수준이어서 해양생태계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온배수가 쏟아지는 바다의 수온은 인근 해역의 수온보다 6도가량 높고, 온배수의 엄청난 양은 원전에서 무려 10㎞ 떨어진 먼 바다의 수온까지 1도가량 끌어올릴 정도다.

◇2014년 발간보고서“영광 앞바다 어종 85% 줄어”= 2014년 발간된 ‘한빛원전 주변 일반환경 조사 및 평가보고서(한빛원전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원전 취·배수구·전면해역 등 5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채집된 어류는 3835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2만4031마리보다 무려 85% 줄어든 것으로 영광지역 어민들 주장대로 원전 주변 앞바다의 고기 씨가 말라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한 업체가 매년 계절별로 4차례씩 동일 장소에서 어류 개체 및 어종을 채집, 합산한 결과다. 채집방법은 2013년 변화가 있었으나 채집 어종과 개체수를 보면, 통계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채집 당시 출현 어종(魚種)도 90종(2007년)에서 76종(2013년)으로 35% 줄었다.

채집된 어류 중 주를 이룬 어종도 청멸·전어·서대류·참서대(2007년·계절 순)에서 청멸·청멸·황강달이·풀망둑(2013년)으로 전어와 서대가 우점종의 자리를 빼앗기는 등 변화가 있었다.

연도별 한빛원전 주변 해역 어류 출현 개체수와 어종수는 ▲2007년 56종 2만4031마리 ▲2008년 56종 2만1340마리 ▲2009년 40종 9857마리 ▲2010년 48종 6857마리 ▲2011년 45종 9133마리 ▲2012년 29종 3808마리 ▲2013년 23종 3835마리로 2012년을 기점으로 어종과 개체수가 대폭 줄었다.

2016년 발간된 같은 조사에선 한빛원전 앞에 출현한 어종과 개체수가 2014년 34종 2652마리 ▲2015년 26종 2921마리로 나타났다.

어종 다양성이 떨어지고 개체수가 줄어 든 원인은 취수과정에서의 치어 및 어란 폐사와 온배수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2월 나온 같은 보고서(한빛원전 환경보고서)를 보면, 온배수에 따른 수온 1도 상승 범위는 겨울철, 배수구로부터 남서측으로 10.5㎞로 나타났다.

◇원전 취수 과정서 하루 최대 300만마리 폐사= 원전에 필요한 물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지난 2007년 기준, 하루 평균 최대 300만 마리 이상의 치어 등 어류가 취수구 스크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빛원전 내 6개원전 취수구를 계절별로 20분씩 총 80분간 돌려 채집,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파악한 결과다. 고장이나 정기점검의 경우가 아니고서는 원전 가동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 연 단위로 환산할 경우 10억 마리가량의 치어 등 어류가 취수구 스크린과 충돌해 죽는 셈이다.

원전 앞바다 출현 어종 및 개체수 감소는 원전 취수구 충돌 폐사 어종 개체수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분석 결과, 스크린과 충돌해 폐사한 어류 개체수도 하루 평균 30만마리(연간 1억1000만 마리) 수준으로 대폭(9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복 영광수협 조합장은 “한빛원전이 들어선 이후 어민들은 몇 시간씩 배를 몰고 나가 고기를 잡고 있다”며 “여태껏 ‘어류는 헤엄쳐 돌아다니는 만큼 조업손실이 있을 수 없다’는 대응으로 일관 납득할 만한 보상을 미뤄온 한수원 측은 이제라도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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