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환경미화원 안타까운 죽음 새벽 일하다 만취 상근예비역 차량에 치여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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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환경미화원 안타까운 죽음 새벽 일하다 만취 상근예비역 차량에 치여 숨져
2016년 12월 16일(금) 00:00
15일 새벽 광주시 북구 운암동 운암고가 밑 도로에서 육군 상근병이 환경미화원을 치어 숨지게 했다. 〈광주 서부소방서 제공〉
영하의 추위 속에 새벽일에 나섰던 청각장애 환경미화원이 만취한 육군 31사단 소속 상근예비역이 몰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숨진 환경미화원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일한 공로와 성실함을 인정받아 오는 30일 광주시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었다.

15일 광주북부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운암동 운암고가 옆 도로에서 안모(56)씨가 육군 31사단 소속 상근예비역 조모(21) 상병이 몰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안씨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쓰레기 수거 업무를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조 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0.1%)을 넘은 0.146%로 측정됐다.

청각장애 3급의 안씨는 광주시 북구청 청소대행위탁업체 소속으로 25년째 일해왔다. 안씨는 성실한 성격으로 다른 동료를 챙기는 등 모범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30일 종무식에서 모범환경미화원으로 광주시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었다.

위탁업체 노조위원장은 “안씨는 지각 한 번, 결근 한 번 없이 동료와 항상 웃는 얼굴로 일을 했던 분으로, 장애는 있었지만 직원들과 항상 미소로 소통하며 솔선수범했다”며 “최근에는 같은 장애를 가진 아내와 함께 힘들게 키운 큰아들이 기업체 인턴에 합격해 좋아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로 육군의 상근예비역 관리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퇴근하는 상근예비역의 경우 취침 시간(밤 10시)에 맞춰 소속 부대 지휘관이 확인 전화를 하게 돼 있고, 이 시간 이후에는 자택에 머물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사고를 낸 조 상병은 전날부터 서구 광천동에서 친구들과 사고 직전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밤새 술을 마신 조 상병은 집에 들러 군복으로 갈아입고 출근을 하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31사단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조 상병의 신병을 인계받아 헌병대에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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