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살처분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 엉망 장마철 전염병·수질오염 2차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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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살처분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 엉망 장마철 전염병·수질오염 2차 피해 우려
전남지역 최근 2년 매몰 154곳 중 지하수 수질조사 1곳뿐
토양환경·악취 조사는 생략 … 道 뒤늦게 시·군에 조사 공문
2016년 06월 28일(화) 00:00
27일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오리 매몰지 천장이 주저 앉아 있다. 지난 2014년 10월 28일 오리 1만6370마리가 살처분된 이 매몰지 주변에선 숨을 쉬기 거북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풍겼다. 이 매몰지도 주변 수질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등 사후관리가 부실한 실정이다. /나명주기자 mjna@kwangju.co.kr
전남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살처분한 매몰지의 주변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마철을 맞아 매몰지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해당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에 따른 지하수 오염으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전염병 발병과 수질악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AI 발생으로 가축을 살처분한 매몰지는 영암(57곳)을 비롯한 나주(49)·함평(8곳)·구례(7곳)·해남(6곳)·무안(6곳)·담양(4곳)·강진(4곳)·순천(3곳)·영광(3곳)·장흥(2곳)·보성(2곳)·장성(1곳)·고흥(1곳)·곡성(1곳) 등 15개 시군 154곳이다.

이들 매몰지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 및 가축매몰지역 환경조사지침’에 따라 각 시군별로 사후관리 담당자를 지정한 뒤 매몰한 날로부터 최소 15일 이상 주 2∼3회, 이후 6개월간 월 1회, 이후 3년간 분기별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사후관리 조사 항목은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한 관측정 수질·주변 지하수 관정 수질조사·토양환경조사·하천수 수질조사·악취조사 등으로, 해당 각 시군은 조사 결과를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전남도를 비롯한 각 시군은 사후관리 의무항목인 주변 지하수 관정 수질조사(가축매몰지 주변 150m 이내 위치한 지하수 관정)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전남도와 각 시군이 제출한 AI 매몰지 사후관리 현황자료에 따르면, 매몰지 154곳 중 주변 수질조사가 이뤄진 곳은 단 한 곳(순천 낙안·올해 2월 3일) 에 불과했다. 154곳의 매몰지 가운데 주변(150m 이내)에 민가가 없어 관정을 설치하지 않아 수질조사를 안 해도 되는 장소는 15곳, 매립방식(FRP 탱크 저장)에 따라 조사대상이 아닌 장소는 13곳 이었다.

이처럼 매몰지 주변 수질측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몰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이미 오염된 지하수를 마시고 있는지 아닌지를 현재로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남도는 지난달 31일 매몰지 주변에 대한 지하수 수질조사를 진행하도록 해당 시군에 관련 공문을 보냈으며, 이들 각 시군은 뒤늦게 다음달 말까지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남도는 관측정 수질 또는 토양환경측정 , 하천수 수질, 악취조사는 조사항목에서 제외했다. 이들 항목은 관련 지침상 담당 공무원이 문제(민원 등) 발생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에만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시군은 지하수 수질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목에 대해선 ‘해당 없음’으로 규정해놓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매몰지역 침출수 유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점과 침출수 유출에 따른 환경·수질 오염 및 전염병 발병 등 2차 피해 우려가 큰 점을 감안하면 해당 매몰지에 대한 조사가 의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장마철을 맞아 하천 옆 또는 경사로에 조성된 일부 매몰지의 경우 집중호우에 따른 지반침하로 유실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각 시군 담당자들이 관련 지침을 잘 몰라 그냥 넘어간 것 같다”며 “일부는 지하수 수질조사와 관련, 지하수 담당 부서와 AI 관련 부서간 업무 경계를 놓고 미루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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