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
광주·전남 확 바뀐 생활패턴
#1. 두 살 배기 아들을 둔 주부 김모(33)씨는 지난 25일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패밀리 레스토랑에 예약해둔 남편(35)과의 저녁 약속을 취소했다. 심한 미세 먼지가 자칫 면역력 약한 아들의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신, 김씨는 남편과 피자를 주문했지만 이마저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김씨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야외 활동을 자제해 배달 음식 주문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 중국발 미세 먼지가 광주·전남 시민들의 생활패턴을 바꾸고 있다. 짙은 미세 먼지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수영장·헬스장·탁구장 등이 북적대는가 하면, 배달 음식 주문은 늘어나는 추세다.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노점상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주부들은 실외 활동을 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수준까지 미세 먼지 농도가 치솟자 환경 당국의 ‘부실한’ 예보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모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예방법 등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달음식 ‘맑음’…노점상 ‘흐림’=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3일∼26일까지 광주지역 미세먼지농도는 95㎍/㎥∼121㎍/㎥에 달했다. 이 수치는 미세먼지농도 5등급 중 ‘나쁨’ 단계로 노약자·심질환자 등은 야외 활동을 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미세먼지 농도가 2시간 평균 200㎍/㎥를 초과하면 주의보를, 250㎍/㎥를 초과하면 경보를 발령하게 돼 있다.
짙은 미세 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로 배달음식점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동구 서석동 S중국 음식점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00 그릇가량 배달을 했는데 최근 들어선 20∼30% 증가한 120∼130그릇을 배달하고 있다. 광산구 월곡동 P피자 가게도 배달 물량이 평소 대비 20%가량 늘었다는 게 주인 설명이다.
반면, 동구 충장로와 북구 전남대 후문 앞길에서 떡볶이·순대·어묵·튀김·과일 등 노점상을 하는 주인들은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고 울상이다.
노점상 김모(51)씨는 “과일을 차 밖에 놔두면 먼지가 수북이 쌓일 정도로, 밖에 진열해두더라도 비닐로 덮어야 하기 때문에 전시 효과가 떨어져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광주 주부모임 카페 최고 ‘인기’=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미세 먼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세 먼지가 인체에 유입될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다, 환경당국의 미세 먼지 적중률도 떨어지면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환경과학원은 지난 25일 오후 5시 “26일 호남권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지만 정작 당일 미세 먼지 농도는 ‘약간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광주·전남지역 초미세먼지 예보는 이뤄지지 않아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주부들은 인터넷을 통한 자체 모임 카페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인 ‘광주지역 주부들의 모임’은 미세먼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줘 주부들이 외출 때 반드시 챙겨보는 ‘인기’ 사이트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기에 앞서 카페 공지문을 확인할 정도다.
해당 지역에 대한 대기질 상태가 궁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 해당 지역 거주 회원이 기상청 수치 뿐 아니라 실제 기상 상황까지 알려주는가 하면, 환기· 외출법·빨래건조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주부 안모(37)씨는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외출할 땐 반드시 카페를 확인한 뒤 외출 여부를 결정한다”며 “해당 정보를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올리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신뢰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
대신, 김씨는 남편과 피자를 주문했지만 이마저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김씨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야외 활동을 자제해 배달 음식 주문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 중국발 미세 먼지가 광주·전남 시민들의 생활패턴을 바꾸고 있다. 짙은 미세 먼지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수영장·헬스장·탁구장 등이 북적대는가 하면, 배달 음식 주문은 늘어나는 추세다.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노점상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주부들은 실외 활동을 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수준까지 미세 먼지 농도가 치솟자 환경 당국의 ‘부실한’ 예보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모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예방법 등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 농도가 2시간 평균 200㎍/㎥를 초과하면 주의보를, 250㎍/㎥를 초과하면 경보를 발령하게 돼 있다.
짙은 미세 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로 배달음식점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동구 서석동 S중국 음식점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00 그릇가량 배달을 했는데 최근 들어선 20∼30% 증가한 120∼130그릇을 배달하고 있다. 광산구 월곡동 P피자 가게도 배달 물량이 평소 대비 20%가량 늘었다는 게 주인 설명이다.
반면, 동구 충장로와 북구 전남대 후문 앞길에서 떡볶이·순대·어묵·튀김·과일 등 노점상을 하는 주인들은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고 울상이다.
노점상 김모(51)씨는 “과일을 차 밖에 놔두면 먼지가 수북이 쌓일 정도로, 밖에 진열해두더라도 비닐로 덮어야 하기 때문에 전시 효과가 떨어져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광주 주부모임 카페 최고 ‘인기’=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미세 먼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세 먼지가 인체에 유입될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다, 환경당국의 미세 먼지 적중률도 떨어지면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환경과학원은 지난 25일 오후 5시 “26일 호남권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지만 정작 당일 미세 먼지 농도는 ‘약간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광주·전남지역 초미세먼지 예보는 이뤄지지 않아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주부들은 인터넷을 통한 자체 모임 카페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인 ‘광주지역 주부들의 모임’은 미세먼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줘 주부들이 외출 때 반드시 챙겨보는 ‘인기’ 사이트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기에 앞서 카페 공지문을 확인할 정도다.
해당 지역에 대한 대기질 상태가 궁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 해당 지역 거주 회원이 기상청 수치 뿐 아니라 실제 기상 상황까지 알려주는가 하면, 환기· 외출법·빨래건조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주부 안모(37)씨는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외출할 땐 반드시 카페를 확인한 뒤 외출 여부를 결정한다”며 “해당 정보를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올리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신뢰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