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두 얼굴, 오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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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두 얼굴, 오존
김 은 선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장
2013년 06월 11일(화) 00:00
고대 로마인들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를 문지기 신으로 섬겼는데, 흔히 지킬과 하이드처럼 한 몸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인간을 야누스에 빗대어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오존이 바로 이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성층권 내에 존재하는 오존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해 주는 매우 중요한 기체지만, 지표면에 있는 오존은 산화력이 강해 인간의 건강을 해치고 일상 생활용품이나 각종 산업제품이나 문화재의 부식을 가속시키는 유해한 기체이기 때문이다.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태양광선은 적외선과 가시광선 그리고 자외선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400∼200nm)은 에너지가 커서 파괴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320nm 이하의 유해 자외선이 바로 지구로 도달하게 되면 피부암과 백내장 환자가 늘어나고 동물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게 되며, 식물 역시 생장이 저해돼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자연 생태계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유해 자외선은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성층권의 20∼30km 부근에 있는 오존층이 대부분 흡수해 준다.

그런데 이 오존층이 1980년부터 매년 4%씩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태양빛이 약해 오존층이 얇은 극지방의 오존층에는 구멍이 뻥 뚫어져 지구로 들어오는 유해자외선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나라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의 사용을 금지하고 그 대체물질을 개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남극 상공의 오존홀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반면에 공기 중에 있는 오존 자체는 부식성이 있어 장기간 흡입하면 호흡기관을 해치게 된다. 물론 숲속이나 바다와 같이 소량의 오존이 존재할 때는 상쾌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다량으로 존재할 때는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기침이 나며, 두통, 시력 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

여름철이 되면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자동차 배출가스의 질소산화물과 같은 대기 중의 산화성물질이 햇빛의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일정 수준보다 높아질 염려가 있다. 특히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시 지역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많이 사용하는 공단지역에서 더 높게 나타나며, 짧은 시간이라도 높은 농도에 노출되는 경우에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

따라서 광주시에서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대기 중 오존 농도를 365일 감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조량이 많아지는 5월부터 9월까지는 오존 예·경보제가 운영되고 있는데, 오존주의보는 3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로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되며, 0.3ppm 이상일 경우에는 오존경보, 0.5ppm이 넘어가면 오존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오존 경보가 발령되면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부득이 실외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모자를 쓴다든지,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멀리 있는 오존층은 프레온 가스를 포함한 모든 오존층 파괴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강력히 규제함으로써 더 이상의 파괴가 진행되지 않도록 모든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하지만, 지표층의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같은 대기 중 산화성 물질의 발생을 가급적 억제하여 오존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오존을 지혜롭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불편함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마음가짐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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