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통합, 빙벽 깰 ‘쇄빙선’이 필요하다 -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
![]() |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단순한 행정 구역 개편을 넘어선 역사적 전환점이다. 지난 1986년 광주직할시 승격으로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지 무려 40년 만에 다시 하나의 뿌리로 엮이는 거대한 결단이 마침내 값진 결실을 맺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낡은 행정 경계를 허물고 ‘500만 초광역 메가시티’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두 지자체의 발걸음은 날로 가속화되는 지방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생존 선언이나 다름없다. 초저출산 현상과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호남권의 독자적인 경제·문화 생활권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자생력을 되찾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특별법 통과의 의미는 지대하다.
그러나 눈앞의 성과에 취하기엔 나아가야 할 뱃길 앞의 현실은 너무도 엄혹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시·도민의 간절한 염원을 동력 삼아 거대한 배를 띄웠으나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험난한 미지의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광역 지자체 간의 전면적인 결합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거대한 실험이다. 물리적 병합을 넘어 오랜 기간 독자적으로 굳어진 두 기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세밀하게 조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자치 모델의 골격을 세워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중복된 기반 시설의 재배치부터 미래 신산업 부지 선정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현안들은 매우 정교한 조율을 요구한다.
내부의 갈등 극복만큼이나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은 중앙정부로부터의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출범할 거대 지방정부가 온전한 자립 기반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초기 재원 투입과 파격적인 자치권 보장이 전제되어야 마땅하다.
문제는 중앙부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굳건한 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 특별법 발의와 심사 과정에서도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실무 관료들은 획일적인 재무 기준을 들이대며 공사채 발행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지역의 자율적 투자를 옥죄는 낡은 관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국정 기조가 무색하게 경직된 예산 통제 시스템은 통합 전남·광주가 닻을 올리더라도 권력과 금고의 열쇠를 쉽게 내어주지 않으리라는 점을 명확히 시사한다. 조세권과 인사권의 완벽한 독립 없이 간판만 바꾼 행정 통합은 한낱 모래성에 불과함을 뼈저리게 인식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통합 수장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핵심 덕목은 겹겹이 쌓인 제도의 장벽을 부수고 나아갈 ‘돌파력’과 ‘뚝심’이다.
우리가 개척해야 할 메가시티라는 험난한 항로에 화려한 치장을 두른 웅장한 유람선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칠흑 같은 얼음 바다 위에서 선체를 부딪쳐 단단한 빙벽을 산산조각 내고 스스로 새로운 물길을 열어젖히는 무쇠 같은 ‘쇄빙선(Icebreaker)’의 등장이 절실하다.
쥘 베른의 소설 ‘해테라스 선장의 모험’에 등장하는 쇄빙선 ‘포워드(Forward)호’의 선수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강철 충각이 장착되어 있다. 전속력으로 돌진해 거대한 전함마저 단숨에 두 동강 내버리는 이 함선은 북극의 거대한 빙산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기어이 자신의 궤적을 뚫어낸다.
통합될 지역의 새로운 지도자는 중앙 관료주의의 매서운 견제와 얽히고설킨 정치 지형 속에서도 지방정부의 정당한 권리를 기필코 쟁취해 낼 강철 충각 같은 우직함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출발선상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지역 간의 알력과 불협화음을 거대한 용광로처럼 뜨겁게 녹여내어 하나의 굳건한 공동체로 결속시킬 깊은 경륜과 노련함 역시 동반되어야 할 필수 조건이다.
길이 없는 곳에 흔적을 새기는 주체는 결국 법이나 제도가 아닌 사람의 굳건한 의지다. 첫 단추를 끼우는 선장이 중앙의 맹렬한 통제와 내부의 숱한 변수를 뚫고 탄탄한 항로를 다져놓아야만 다음 세대가 500만 시·도민과 함께 본격적인 번영의 대양으로 전진할 수 있다. 통합 전남·광주의 역사적인 원년, 이 막중한 항해를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할 진정한 쇄빙선의 웅장한 기적 소리를 강력히 고대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낡은 행정 경계를 허물고 ‘500만 초광역 메가시티’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두 지자체의 발걸음은 날로 가속화되는 지방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생존 선언이나 다름없다. 초저출산 현상과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호남권의 독자적인 경제·문화 생활권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자생력을 되찾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특별법 통과의 의미는 지대하다.
내부의 갈등 극복만큼이나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은 중앙정부로부터의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출범할 거대 지방정부가 온전한 자립 기반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초기 재원 투입과 파격적인 자치권 보장이 전제되어야 마땅하다.
문제는 중앙부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굳건한 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 특별법 발의와 심사 과정에서도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실무 관료들은 획일적인 재무 기준을 들이대며 공사채 발행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지역의 자율적 투자를 옥죄는 낡은 관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국정 기조가 무색하게 경직된 예산 통제 시스템은 통합 전남·광주가 닻을 올리더라도 권력과 금고의 열쇠를 쉽게 내어주지 않으리라는 점을 명확히 시사한다. 조세권과 인사권의 완벽한 독립 없이 간판만 바꾼 행정 통합은 한낱 모래성에 불과함을 뼈저리게 인식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통합 수장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핵심 덕목은 겹겹이 쌓인 제도의 장벽을 부수고 나아갈 ‘돌파력’과 ‘뚝심’이다.
우리가 개척해야 할 메가시티라는 험난한 항로에 화려한 치장을 두른 웅장한 유람선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칠흑 같은 얼음 바다 위에서 선체를 부딪쳐 단단한 빙벽을 산산조각 내고 스스로 새로운 물길을 열어젖히는 무쇠 같은 ‘쇄빙선(Icebreaker)’의 등장이 절실하다.
쥘 베른의 소설 ‘해테라스 선장의 모험’에 등장하는 쇄빙선 ‘포워드(Forward)호’의 선수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강철 충각이 장착되어 있다. 전속력으로 돌진해 거대한 전함마저 단숨에 두 동강 내버리는 이 함선은 북극의 거대한 빙산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기어이 자신의 궤적을 뚫어낸다.
통합될 지역의 새로운 지도자는 중앙 관료주의의 매서운 견제와 얽히고설킨 정치 지형 속에서도 지방정부의 정당한 권리를 기필코 쟁취해 낼 강철 충각 같은 우직함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출발선상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지역 간의 알력과 불협화음을 거대한 용광로처럼 뜨겁게 녹여내어 하나의 굳건한 공동체로 결속시킬 깊은 경륜과 노련함 역시 동반되어야 할 필수 조건이다.
길이 없는 곳에 흔적을 새기는 주체는 결국 법이나 제도가 아닌 사람의 굳건한 의지다. 첫 단추를 끼우는 선장이 중앙의 맹렬한 통제와 내부의 숱한 변수를 뚫고 탄탄한 항로를 다져놓아야만 다음 세대가 500만 시·도민과 함께 본격적인 번영의 대양으로 전진할 수 있다. 통합 전남·광주의 역사적인 원년, 이 막중한 항해를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할 진정한 쇄빙선의 웅장한 기적 소리를 강력히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