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맛집’ 전주 아중호수·연화정 도서관] 고개 들면 자연과 눈맞춤 … 책보러 왔다 힐링하고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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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맛집’ 전주 아중호수·연화정 도서관] 고개 들면 자연과 눈맞춤 … 책보러 왔다 힐링하고 가지요
■ 아중호수 도서관
높은 층고 수십개 목재 기둥 고즈넉
유리창 너머 펼쳐진 호수 풍광 호젓
책·음악·자연 하나되는 지식의 공간
■ 연화정 도서관
누마루 품은 393.75㎡ 한옥 단층
밤에는 미디어아트쇼 즐기는 명소
2026년 02월 23일(월) 12:00
전주 덕진공원에 자리한 연화정 도서관은 고풍스런 건축물과 연꽃으로 가득찬 호수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도서관이다. 호수뷰를 감상할 수 있는 창가.
예전에는 한적한 숲길이나 바다를 찾아 심신을 달랬지만 요즘엔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힐링할 수 있다. 이름하여 ‘인생도서관’. 아름다운 꽃과 호수를 바라보며 책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에서 오븟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전주 아중호수 도서관과 연화정 도서관이 그곳이다. 올 봄에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낭만, 책이 어우러진 도서관으로 색다른 나들이를 떠나는 건 어떨까.

◇아중호수 도서관

도서관에 들어서자 잔잔한 음악이 방문객을 맞는다. 높은 층고가 인상적인 공간에는 수십 여개의 목재 기둥이 늘어서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호수를 품고 있는 창가에는 책을 읽거나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이들이 눈에 띈다. 도서관이라기 보다는 클래식 음악 감상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물위의 도서관’으로 불리는 아중호수 도서관(전주시 덕진구 아중호수길 131)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처럼 아중호수 도서관은 도서관의 ‘틀’을 깬 매력적인 곳이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빼어난 건축미와 압도적인 서가 스케일,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호수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6월 ‘책과 음악이 흐르는 길’을 주제로 개관하자 마자 단숨에 전주를 넘어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지난해 6월 아중호수에 들어선 도서관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전주의 명소인 아중호수를 따라 101m길이의 선형목조건물로 지어진 아중호수도서관은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시 속도를 멈추고 자연과 음악, 책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힐링의 공간이다.

아중호수도서관은 ‘도서관 도시’를 표방한 전주시의 13번째 공공도서관으로 건립된 음악 특화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은은하게 감도는 음악의 선율은 이 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도서관=정숙’이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할 만큼 그 어느 곳 보다 자유롭고 여유가 넘친다. 이엠 아키텍츠(대표 김은미)의 설계로 연면적 902㎡, 지상 1층 규모로 지어진 나선형의 건축물은 단순한 독서공간을 넘어 낭만과 감성으로 충만한 복합문화공간같다. 목재의 따뜻한 질감과 곡선의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유선형의 구조는 일반적인 도서관의 분위기와는 차별화된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연화정 도서관의 ‘잇다’ 섹션
무엇보다 아중호수의 풍광을 끌어 들이기위에 설치한 전면 유리는 ‘물멍’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취재차 둘러본 날에도 통창 앞에 놓인 의자에는 고요한 호수를 멍하니 바라 보는 이들이 많았다. 도서관 중앙에는 아예 통유리창을 통해 펼쳐진 ‘호수뷰’존이 자리해 눈길을 끈다. 특히 아중호수 도서관은 음악특화 도서관의 콘셉트에 맞게 음악자료공간, 음악감상공간, 열람공간, 프로그램실,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배치돼 있다. 일반 도서관과 달리 음악 관련 도서와 음반, 체험 콘텐츠 등이 비치돼 독서와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전체 소장품 1만6345권 가운데 음악도서가 1만375권, 음악관련 비도서 자료(클래식, 재즈, OST등)가 5970개에 이른다. LP는 약 500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감상할 수 있는 턴테이블 체험공간도 마련돼 방문객 누구나 아날로그 감성의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LP 플레이어 5대, CD 플레이어 1, 블루투스 스피커 5대, 올인원 오디오 1대, 홈시어터 시스템 1대 등도 비치돼 흥미를 끈다.

아중호수도서관은 음악특화 도서관으로 음악도서와 LP, 스피커 등 음악 관련자료 1만 6345권을 소장하고 있다.
◇연화정 도서관

연꽃이 그득한 연못을 바라 보며 책을 읽는 다면 어떤 느낌일까. 지난 2022년 6월 전주 시민들의 쉼터인 덕진공원에 둥지를 튼 연화정 도서관에 가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덕진공원의 연못은 전체 4만 5000평의 부지의 3분의 2를 차지해 도시의 허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가족단위 소풍객으로 사랑받아온 덕진공원의 연화정이 노후화되면서 철거위기에 처했다. 이때 팔각정 건물인 연화정을 철거한 후 전통 석교형태의 연화교와 전통 정원을 갖춘 한옥으로 재건축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어떤 용도로 쓸지 설문조사했는 데, 도서관으로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거대한 연꽃의 바다 한가운데 들어선 연화정(蓮花亭)도서관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연화정 도서관은 멀리서 보면 차분한 팔작지붕이 눈에 먼저 들어 온다. 그런데 건물이 ‘ㄱ’ 구조의 단층 한옥 건물이다. 덕진공원의 정체성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기 위해 팔작지붕의 웅장한 측면과 날렵한 측면을 동시에 담아내 구현했다.

또한 예전의 이름인 ‘연화정’을 간판으로 달았지만 단순한 정자가 아니다. 공공도서관과 누마루를 품은 연면적 393.75㎡의 단층구조로 여름이면 은은한 연꽃향이 가득하고, 밤에는 야경과 미디어아트쇼를 즐길 수 있다.

연화정 도서관 전경.
특히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연꽃을 보면서 책을 읽다 보면 온갖 시름이 저멀리 사라질 정도다.

연화정 도서관의 ‘진가’는 건물 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한옥도서관의 정체성에 맞게 격조있는 인테리어로 꾸며진 ‘점’ ‘선’ ‘면’ ‘그리고’ ‘여백’이라고 이름 붙여진 5개의 서가가 인상적이다.

도서관은 크게 열람공간인 연화당(172㎡)과 문화강좌 공간인 연화루(90㎡)로 나뉘어 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2750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전주를 소개하는 도서 및 전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역사소설 등이 진열된 ‘점(찍다)-시작이 되는 점, 전통의 출발’을 시작으로 ‘선(잇다)-우리가 이어갈 전통문화’, ‘면(채우다)-공간을 만드는 면, 세계를 채워가는 우리문화’, ‘그리고-가족이 함께 하는 그림, 한국적인 그림책’, ‘여백-한국의 특별함을 소재로 한 예술’ 등의 순으로 배열돼 있다. 전주 출신인 ‘혼불’의 작가 최명희 작품을 비롯한 한국대표작가 작품과 ‘소년이 온다’ 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K-컬처를 소개하는 외국어 서적, 한국 고유정서를 소개한 아트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연화정 도서관의 이수진(전주시 도서관평생학습본부 작은도서관팀)씨는 “오랜 세월 전주 시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덕진공원이 연화정 도서관을 품으면서 전국적인 문화쉼터로 변신하고 있다”면서 “연꽃이 만개한 6~8월에는 도서관이 문닫는 저녁 7시 이후에도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밤 9시까지 연장 운영을 한다”고 말했다.

/전주 글·사진=박진현 문화선임 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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