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대미술의 현장 상하이 아트위크를 가다] 미술이벤트 연계한 예술관광 전략, 문화도시 광주에 시사점
상하이 비엔날레, 자연과 비인간 탐색
PSA 뮤지엄, 발전소가 예술 무대 변신
날것의 공간+영상 미디어 실험적 무대
예술과 도시가 대화하는듯한 감각 선사
ART021, 세계적 화랑·신진 작가 무대
중국 작가들 약진…국제적 위상 확인
아트주간으로 세계 관광객 유치 인상적
PSA 뮤지엄, 발전소가 예술 무대 변신
날것의 공간+영상 미디어 실험적 무대
예술과 도시가 대화하는듯한 감각 선사
ART021, 세계적 화랑·신진 작가 무대
중국 작가들 약진…국제적 위상 확인
아트주간으로 세계 관광객 유치 인상적
![]() 2025 상하이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PSA(Power Station of Art) 뮤지엄은 옛 상하이 난시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곳이다. |
2025년 웨스트번드 아트페어는 분명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느슨해진 구성과 다소 불균형한 전시가, 상하이 미술계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도시재생의 상징이었던 이 공간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그 안에서 예술은 여전히 숨 쉬고 있었다.
전시장을 나서며 다시 황푸강을 바라보았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 그 위로 석양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웨스트번드는 더이상 아시아 미술의 중심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쇠락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이 도시가 품고 있는 감각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단지 작품의 완성도가 아니라, 공간과 기억, 그리고 도시가 품은 서사 전체가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감동이었다.
상하이 아트위크를 찾은 셋째날, 중국미술의 약진이 두드러진 비엔날레와 상하이 021 국제 아트페어를 방문했다.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라는 주제로 상하이 당대 미술관(Power Station of Art, 이하 PSA)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상하이 비엔날레(11월8일~2026년 3월31일)는 자연과 감각, 상호작용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시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제 그대로 인간과 비인간(식물, 동물, 환경)의 소통과 연결을 탐색해보기 위해서다.
행사장인 PSA 뮤지엄은 황푸 강변에 자리한 옛 난시발전소였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중국 최초 국영 현대미술관으로, 상징인 165m 굴뚝은 이제 더이상 연기를 내뿜지 않는다. 그 대신 그 거대한 콘크리트와 철골의 흔적은 예술의 무대로 변모해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서 있다. 산업의 기억을 품은 이 공간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낡은 발전소의 구조는 여전히 웅장했다. 높은 천장과 거대한 기둥, 거친 벽면은 작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가 되었다. 관람객은 그 속에서 도시의 변화를 체험하며, 예술이 공간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비엔날레의 규모는 기대에 비해 크지 않았다. 아트페어의 화려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이번 전시는 다소 소박하고 제한된 자원 속에서 꾸려진 듯했다. 예산의 문제인지, 혹은 기획의 선택인지 알 수 없지만 관람객에게는 ‘압도적 스펙터클’보다는 ‘조용한 탐색’의 인상이 남았다.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한 해외 작가들은 다양했지만, 전시의 흐름은 영상미디어 작품이 주도했다. 스크린과 프로젝션, 사운드와 빛이 공간을 채우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영상 중심의 구성은 때로는 단조롭게 느껴졌고, 세계적 담론을 형성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족해 보였다. 작품들은 개별적으로는 흥미로웠지만, 전체적으로는 강력한 메시지나 시대적 문제의식이 응집되지 못한 듯했다.
특히 상하이 비엔날레는 화려한 규모나 국제적 담론의 장이라기보다는, 도시재생 공간에서 예술이 어떻게 새로운 호흡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실험적 무대였다. 규모의 축소는 아쉬웠지만, 날것의 공간과 영상미디어의 결합은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하며, 예술이 도시와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자리였다.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ICEC), 러시아식 건축 양식에 꼭대기 별이 인상적인 상징적 공간에서 열린 ‘ART021’은 이전 방문과는 판이한 규모와 분위기를 보여줬다. 웅장한 전시장은 세계적 화랑과 중국의 신진 작가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구성은 웨스트번드 아트페어와 비교했을 때 한층 더 다양하고 국제적인 수준으로 향상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작가들의 글로벌화된 작품 경향이었다. 쟝샤오강(Zhang Xiaogang), 조춘야(Zhou Chunya)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신진 작가들의 작업 역시 국제적 트랜드 속에서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이우환, 김민정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 점은 아시아 미술의 교차와 확장을 실감하게 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디오르(Dior)와 작가들의 협업으로 구성된 명품백 전시관이었다. 예술과 패션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현대 미술이 생활과 소비문화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많은 관람객들이 감탄을 자아내며 몰입하는 모습은, 예술의 확장된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
이번 ART021은 회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설치·조각·미디어 작품은 이전 대비 축소된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획상의 선택이라기보다, 작품 소장과 보관의 용이성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제 아트페어가 시장성과 작품 유통을 고려하는 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성을 드러낸다.
국제 아트페어의 수준은 관람객의 발걸음으로도 체감된다. 하루 동안 약 2만 보를 걸으며 전시장을 누비는 경험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도시적 체험과 예술적 몰입을 동시에 제공한다. 상하이 ICEC의 대형 공간은 관람객들로 활기가 넘쳤고, 이는 다소 위축된 중국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면으로 읽혔다.
2025년 ART021은 웨스트번드를 앞서며 상하이 미술계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중국 작가들의 작품 경향이 완전히 글로벌화 된 점은 박수를 보낼 만한 성취였다. 이는 단순히 국제적 참여의 확대를 넘어, 중국 미술이 세계 미술 담론 속에서 동등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ART021은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중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과 시장의 활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웨스트번드가 도시재생의 공간적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면, ART021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장성, 그리고 중국 작가들의 약진으로 상하이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중국 미술여행은 많은 생각거리를 남겼다. 먼저, 광주의 현실과 비교해 아쉬운 점은 도시의 전략적 디자인과 문화정책의 시너지였다. 대표적인 미술이벤트들을 예술관광과 연계해 아트주간을 만들고 전 세계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전략은 부러움을 넘어 시사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문화도시 광주도 K-Culture에 집중된 시선을 어떻게 도시에 생활인구로 유치할 것인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끝>
장현우 예술문화기획자
▲ 조선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업
▲ 중국 로신미술학원 유학.
▲ (재)담양군문화재단 담빛예술창고 관장 등 역임.
▲ 현 광주문화예술 융성포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운영 자문위원.
상하이 아트위크를 찾은 셋째날, 중국미술의 약진이 두드러진 비엔날레와 상하이 021 국제 아트페어를 방문했다.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라는 주제로 상하이 당대 미술관(Power Station of Art, 이하 PSA)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상하이 비엔날레(11월8일~2026년 3월31일)는 자연과 감각, 상호작용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시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제 그대로 인간과 비인간(식물, 동물, 환경)의 소통과 연결을 탐색해보기 위해서다.
![]() 러시아 건축양식이 인상적인 상하이 전람센터 전경. |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한 해외 작가들은 다양했지만, 전시의 흐름은 영상미디어 작품이 주도했다. 스크린과 프로젝션, 사운드와 빛이 공간을 채우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영상 중심의 구성은 때로는 단조롭게 느껴졌고, 세계적 담론을 형성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족해 보였다. 작품들은 개별적으로는 흥미로웠지만, 전체적으로는 강력한 메시지나 시대적 문제의식이 응집되지 못한 듯했다.
![]() 디오르(Dior)와 작가들의 협업으로 진행된 명품백 전시관은 ‘Art021’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ICEC), 러시아식 건축 양식에 꼭대기 별이 인상적인 상징적 공간에서 열린 ‘ART021’은 이전 방문과는 판이한 규모와 분위기를 보여줬다. 웅장한 전시장은 세계적 화랑과 중국의 신진 작가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구성은 웨스트번드 아트페어와 비교했을 때 한층 더 다양하고 국제적인 수준으로 향상된 인상을 주고 있다.
![]() 2025 상하이 비엔날레는 ‘꽃이 벌의 날갯짓을 듣나요?’라는 주제로 자연과 비인간 존재의 지각방식을 탐구하는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보여준다. |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디오르(Dior)와 작가들의 협업으로 구성된 명품백 전시관이었다. 예술과 패션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현대 미술이 생활과 소비문화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많은 관람객들이 감탄을 자아내며 몰입하는 모습은, 예술의 확장된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
이번 ART021은 회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설치·조각·미디어 작품은 이전 대비 축소된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획상의 선택이라기보다, 작품 소장과 보관의 용이성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제 아트페어가 시장성과 작품 유통을 고려하는 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성을 드러낸다.
![]() ‘상하이 Art021’은 장샤오강, 조춘야 등 유명 작가들과 신진작가들이 참여해 국제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미술의 역량을 과시했다. |
2025년 ART021은 웨스트번드를 앞서며 상하이 미술계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중국 작가들의 작품 경향이 완전히 글로벌화 된 점은 박수를 보낼 만한 성취였다. 이는 단순히 국제적 참여의 확대를 넘어, 중국 미술이 세계 미술 담론 속에서 동등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ART021은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중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과 시장의 활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웨스트번드가 도시재생의 공간적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면, ART021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장성, 그리고 중국 작가들의 약진으로 상하이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중국 미술여행은 많은 생각거리를 남겼다. 먼저, 광주의 현실과 비교해 아쉬운 점은 도시의 전략적 디자인과 문화정책의 시너지였다. 대표적인 미술이벤트들을 예술관광과 연계해 아트주간을 만들고 전 세계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전략은 부러움을 넘어 시사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문화도시 광주도 K-Culture에 집중된 시선을 어떻게 도시에 생활인구로 유치할 것인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끝>
![]() |
장현우 예술문화기획자
▲ 조선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업
▲ 중국 로신미술학원 유학.
▲ (재)담양군문화재단 담빛예술창고 관장 등 역임.
▲ 현 광주문화예술 융성포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운영 자문위원.





























